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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끝내자” vs “태극기가 지킨다” 격렬해지는 토요 집회

주말 또 두 개의 광장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 변론기일(27일)을 앞두고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 전원에게 경찰의 근접경호가 시작됐다. 한 헌법 재판관이 탄 차량이 24일 오후 경호 차량이 뒤따르는 가운데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시위대는 이 차량을 향해 탄핵 기각을 외쳤다. [사진 조문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 변론기일(27일)을 앞두고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 전원에게 경찰의 근접경호가 시작됐다. 한 헌법 재판관이 탄 차량이 24일 오후 경호 차량이 뒤따르는 가운데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시위대는 이 차량을 향해 탄핵 기각을 외쳤다. [사진 조문규 기자]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취임 4주년, 태극기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오늘 취임 4주년 이어 3·1절까지
대규모 찬반 집회로 갈등 예상
촛불 “3월 민주주의 해방 만들어야”
태극기 “탄핵 인용 땐 피바람 불 것”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이 되는 25일의 주말 집회를 앞두고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은 정반대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최종변론일을 27일로 정하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들자 양측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이들은 25일, 그리고 다가오는 3ㆍ1절까지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광장에서 표출되는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단체 모임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5일 촛불집회를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민중 총궐기 대회로 열겠다”고 밝혔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3월의 봄을 민주주의와 자유가 해방되는 날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팀 사무실에서 출발해 정부서울청사 등을 거쳐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1박2일 행진에 나섰다.
 
탄핵 반대 집회를 벌이는 보수단체 모임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25일 전세버스를 동원해 부산ㆍ경남ㆍ울산ㆍ대전 등 11개 지역의 시민들을 서울시청 근처 대한문에 집결시킬 계획이다. 탄기국 측은 “박근혜 대통령은 태극기가 지킨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걸어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집회에 사상 최대 인원인 300만 명이 모일 것이다”며 집회 장소에 을지로입구역을 추가했다.
 
이날 거리에서도 광장의 갈등이 예고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퇴진행동의 100여 명이 시민들에게 주말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전단을 배포하면서 “민심에 의해 박근혜는 탄핵당했다”고 외치자 이를 지켜보던 몇몇 노인이 소리를 질렀다. “그럴 거면 이북에 가서 살아라” “죽여버리겠다”는 거친 말이었다.
 
서울광장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은 “3ㆍ1절에는 서울 시내가 태극기로 뒤덮이게 하겠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피바람이 불 것이다”고 말했다. 박사모의 한 회원은 ‘나라를 구할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정미(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를 죽여버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해 올리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됐지만 경찰은 “사안을 가벼이 여길 수 없다”고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25일 서울 시내에 212개 중대 1만7000여 명을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퇴진행동과 탄기국은 다음달 1일에도 3ㆍ1절 행사와 맞물리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퇴진행동은 이날을 18차 ‘범국민 행동의 날’로 정했다. 탄기국은 3ㆍ1절 총동원령을 내려 탄핵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이 아닌 주장 등으로 헌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선동을 우려하고 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집회의 권리는 보장해야 하지만 가짜 뉴스나 지나치게 감정을 자극하는 언행들은 오히려 민주주의 질서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고 지적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진영 모두 각자의 신념이 달린 문제라 당분간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감정에 치우친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며 헌재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홍상지ㆍ하준호 기자 hongsam@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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