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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김준영 특파원 말레이시아 르포] 맨손으로 김정남 얼굴에 VX 묻힌 두 여성 … 화장실서 손 씻고 해독제 맞았을 가능성

24일 김정남 암살사건에 맹독성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수사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물질이 어떻게 김정남에게 주입됐는지와 김정남의 얼굴에 이 물질을 바른 두 여성 용의자 도안티흐엉(29)과 시티 아이샤(25)는 어떻게 무사한지 등이 수수께끼다.

용의자 여성 1명은 계속 구토 증세
VX 잔류 우려, 오염 제거 나서기로
언론 “외교행낭에 담아 왔을 수도”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한 명은 손에 묻어도 안전한 VX 가스의 전 단계 물질을, 다른 한 명은 유황을 묻혀 얼굴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함으로써 VX 가스를 발생시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여성이 서로 다른 물질을 손에 묻히고 범행을 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독극물 전문가는 “이들이 범행 뒤 곧바로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해독제인 아트로핀을 맞았을 수 있다”며 “아트로핀은 VX보다 더 빨리 근육에 작용해 VX의 독성을 막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이는 “용의자 여성 중 한 명이 구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설명과도 맞물린다. 두 번째 물질을 묻혀 화학반응에 직접 노출된 용의자가 독성 후유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맨손 테러’ 가능성은 의문이다. 존 트레스트레일 미국 독극물암살연구센터(CSCP) 소장은 “극히 미량의 VX 물질에만 노출돼도 치명적”이라며 “피부에 한 방울만 묻어도 치사량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발표에 말레이시아 국민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만난 회사원 페니 펑(27)은 “암살이 발생한 것도 무서운데 강력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니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압둘 두르카쉬니(21)는 “사건 후 남은 VX가 누군가의 신발에 묻어 갔을지도 모르는 일 아니냐”며 정부 측의 후속 조치 미비를 질타했다.

경찰은 VX가 남아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공항에서 전면적인 오염 제거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김정남과 용의자들이 거쳤던 주요 장소들도 다시 점검한다. 현지 매체인 더스타는 “수사 당국이 말레이시아 원자력에너지위원회에 공항 청사 등에 대한 VX 감식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VX가 유입된 경로를 밝히는 것도 수사의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할릿 경찰청장은 “국제적으로 금지된 화학물질을 어떻게 말레이시아로 반입했는지 수사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 매체 중국보(中國報)는 소식통을 인용해 경찰이 VX 배합물 유입 때 외교 행낭이 이용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이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의 2등서기관 현광성을 사건 연루자로 소환해 조사하려는 것도 이러한 맥락일 수 있다.

신경진·김준영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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