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 멋진 휴가에 대한 기대감 더 크죠. 한국시장이 20% 성장한 이유입니다."

클럽메드의 데스탕 회장은 “최근 한국 여행문화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패키지 여행’에서 한곳에 오래 머물며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분위기로 달라지면서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프리랜서 박순백, 클럽메드]

클럽메드의 데스탕 회장은 “최근 한국 여행문화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패키지 여행’에서 한곳에 오래 머물며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분위기로 달라지면서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프리랜서 박순백, 클럽메드]

지난해 내국인의 카드 해외 사용액은 143억 달러(16조3890억원)로 역대 최고였다. 해외 관광객 등 출국자가 16% 늘어난 덕분이다. 반면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율은 0.6%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해외에서 펑펑 쓰다 보니 내수 경기는 엉망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세계적인 프리미엄 리조트 기업인 프랑스 클럽메드의 앙리 지스카르데스탱(60) 회장이 찾은 답은 이렇다.
 

한국인 여행 방식 달라져

“열심히 일한 사람은 더 열심히 놀고 싶어 하죠. 한국인의 업무 강도가 높으니 놀고자 하는 욕구도 강합니다. 더군다나 좋지 않는 경제 상황 때문에 피로도가 높으니 한 번의 휴가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겁니다.”
 
‘해외에서의 멋진 휴가’를 꿈꾸는 한국인이 늘면서 클럽메드도 특수를 누렸다. 지난해 클럽메드를 이용한 한국인은 전년 대비 20%가량 늘었다. 그가 생애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이유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시장을 직접 둘러보고 싶어서다.
 
앙리 회장은 “한국의 장기 불황이 고급스러운 휴가에 대한 갈망을 부채질한다”며 “클럽메드를 찾는 한국인은 앞으로 3년 안에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 아름다운 곳이 많다고 들었다. 올해 한국 관광객의 성장세를 지켜본 뒤 한국에도 클럽메드 리조트를 만들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26개국에 80개 리조트를 운영하는 클럽메드는 ‘프리미엄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리조트’를 표방한다.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에서다. 단 한 번의 예약으로 왕복항공권부터 공항 픽업 서비스, 식사·음료 같은 먹거리, 스포츠 활동·공연 등 놀거리까지 모두 서비스한다. 어디서 잘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놀이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앙리 회장은 “좀 더 수월하게 ‘고민 없는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클럽메드를 소개했다.
 
앙리 회장은 프랑스 식품 기업인 다농을 거쳐 2002년 클럽메드 CEO로 영입됐다. 당시 연간 수백억원의 손실을 냈던 클럽메드는 앙리 회장 취임 후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그가 15년째 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국내에서 클럽메드는 해변을 끼고 있는 발리나 몰디브, 푸켓 리조트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럽에선 스키 리조트로 유명하다. 80개 리조트 중 25개는 스키 리조트다. 현재 아시아에 스키 리조트는 일본에 1곳, 중국에 2곳이 있다. 이달 말엔 일본 홋카이도 스키 리조트도 문을 연다. 그는 “한국은 스키 리조트를 조성할 수 있는 환경적 여건을 갖췄고, 이는 해변 리조트는 갖지 못한 경쟁력”이라며 그는 “한국에 리조트를 짓는다면 아마 스키 리조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앙리 회장이 한국 리조트 건설을 염두에 두게 된 건 최근 들어 한국인의 여행 문화가 많이 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휴가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전에 한국인이 즐기던 여행 방식은 ‘많은 곳에 가고 많은 것을 보는 것’이었죠.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고 한 곳에서 하루씩만 자며 끊임없이 이동했어요. 최근엔 한 곳에서 3박 이상 머무는 수요가 늘고 있어요. 휴식과 여유를 원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거죠.”
 
반면 이런 수요를 소화할 만큼 리조트 시장은 성장하지 못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앙리 회장은 한국의 리조트 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로 ‘좁은 땅'이 아닌 ‘좁은 시야’를 지적했다. 수요를 한국인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리조트들이 가족 단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아이들 방학 기간에 이벤트를 집중합니다. 잘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중국 아이들이 언제 방학을 하는지 리조트 마케팅 담당들이 알고 있을까요. 중국인 관광객이 많으면 그에 맞는 마케팅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해 보여요.”
 
앙리 회장 “일본 홋카이도 클럽메드의 경우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중국 방학을 모두 따져서 기간별로 행사를 준비한다”며 “세계로 눈을 돌리면 무한한 수요가 있는 만큼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 리조트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물리적으로 포화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답했다.
 
“피곤한 일상에서 힘들게 얻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나며 리조트에 어떤 기대를 할까요. 방에 있는 침대의 푹신함보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하죠. 예컨대 가족이 함께 휴가를 즐긴다면 무엇보다 행복한 아이의 표정을 보고 싶을 거예요. 그 다음 나를 위한 새로운 경험을 찾겠죠. 아직까지 대부분의 리조트는 방 꾸미기에 치중해요. 클럽메드는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키즈클럽을 운영하고 직원들이 아이를 돌봐요. 그 사이 나는 배우자와 티 파티나 스파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죠.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리조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 충분합니다.”
 
클럽메드는 1950년 설립 이후 줄곧 리조트 업계의 선두에 서 있었다. 앙리 회장은 클럽메드가 지향하는 다섯 가지 가치를 성공 비결로 꼽았다. 첫째는 ‘자유로운 선택’이다. 스포츠·오락 등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이유다. 둘째는 ‘다양한 문화’다. 클럽메드는 리조트마다 20개국 이상에서 뽑은 직원이 있다. 전 세계 고객이 대상인 만큼 언어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다국적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현지 직원인 ‘GO’(Gentle Organizer)다. 전 세계에서 모인 이들은 고객이 식사부터 스포츠·공연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밀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째는 ‘개척자 정신’이다.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리조트를 조성한다. 발리·몰디브·빈탄 등이 관광지로 주목받기 전 클럽메드는 이미 그곳에 있었다. 다섯째는 ‘책임감’이다. 해당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현지 고아원 어린이를 초대하거나 멸종 위기 야생동물 보호 등의 활동을 펼치는 이유다.
 
위기도 있었다. 1990년대 비슷한 종합 휴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와 리조트가 생겼고 노후화한 시설은 고객 만족도를 떨어뜨렸다. PIC(Pacific Islands Club) 같은 경쟁사가 나왔고 수요는 분산됐다.  


96년 CEO로 선임된 필리프 부르기뇽은 위기감을 느끼고 사업 다각화를 선언하며 중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저가형 리조트인 튀니지 오요 리조트를 열고 지갑이 얇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했지만 되레 역효과가 났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온 클럽메드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깨진 것이다. 
 
앙리 회장은 “모든 클럽메드는 호텔로 치면 4성급 이상 리조트로, 프리미엄 시설과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라며 “중저가 시장 공략은 고객에게 실망을 줬고 이후 클럽메드는 더 고급스러운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IC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 비슷한 콘셉트를 내건 리조트가 생겨나고 있어요. 하지만 경험에 초점을 맞춘 곳은 거의 없습니다. 예컨대 스키 리조트를 방문할 때 스키 강습을 진행하고 장비를 빌려주며 리프트권을 제공하는 곳은 있지만 직원이 아이들의 스키 옷까지 입혀주는 곳은 클럽메드 뿐이에요. 앞으로 리조트 시장은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에 더 집중하게 될 거예요. 시설보다는 사소한 서비스 한 가지가 고객 만족을 좌우하게 될 거예요. 클럽메드가 끊임없이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이유입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