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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150만원 ‘현질’ … 휴대폰게임 로또식 아이템의 유혹

“너 그거 언제 뽑았냐? 전설이네. 돈 어디서 났어?”
 

반에서 한두명 빼고 모두 모바일게임
“좋은 아이템 얻으려고 계속 사게 돼
엄마카드 훔쳐 200만원 쓴 형도 있어”
“확률 아이템은 도박” 규제 목소리도

“설날 때 받은 거로 ‘슈마상’ 깠잖아(‘슈퍼마법상자’ 아이템을 구입해 사용했다는 의미). 장난 아니야. 너도 빨리 뽑아.”
 
20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중학생 2명이 컵라면을 먹으며 시끌벅적하게 떠들었다. 둘의 눈은 상대가 아닌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었다. 인기 모바일게임 ‘클래시로얄’을 하는 중이었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폭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3조4844억원이었다. 전체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5%였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선 시장 규모가 3166억원이었다.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청소년들은 PC 온라인게임보다 모바일게임에 더 친숙하다. 21~22일 취재진이 만난 초·중학생 30여 명 중 모바일게임을 해본 적 없다고 말한 학생은 단 한 명뿐이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모(10)양은 “하루에 한두 시간씩 모바일게임을 한다. 우리 반에 22명이 있는데 거의 다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을 넘어 이른바 ‘현질’(현금결제)을 통해 아이템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인기를 끄는 게임들은 대부분 다운로드는 무료지만 ‘인앱결제’(애플리케이션 내 결제 시스템)를 통해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 좋은 캐릭터·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돈을 써야 한다. 정모(15)군은 “친구들 중에 다 합쳐서 150만원 정도 현질을 한 애도 있다. 용돈을 모아서 전부 거기에 썼다고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신용카드나 휴대전화 결제 대신 주로 편의점에서 파는 기프트카드를 이용해 아이템을 구입한다. 서울 양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유모(48)씨는 “아이들이 한 번에 사가는 기프트카드 금액이 늘었다. 초등학생이 한 번에 5만~10만원어치 사 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초등생, 기프트카드로 10만원어치 구입도
 
조민식 고려사이버대 청소년상담학과 교수는 “기성세대가 볼 땐 게임하는 데 왜 돈을 쓰냐고 하겠지만 어릴 때부터 게임을 접한 청소년들은 다르다. 게임에서 랭킹이 높으면 또래집단에서 인정을 받고 희열도 느끼기 때문에 더 게임에 몰입하고, 유리한 환경을 위해 돈까지 쓰게 된다”고 풀이했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 원하는 아이템들이 대부분 도박성이 짙은 ‘확률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같은 돈을 써도 다른 아이템을 얻게 된다. 양천구에 사는 중학생 김모(15)군은 “기프트카드 만원짜리를 사서 현질을 자주 하는데 많이 할수록 좋은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올라간다. 클래시로얄은 ‘슈퍼마법상자’가 좋은 게 많이 나오고 그다음이 ‘마법상자’다. 슈마상을 사려면 5만원 넘게 든다. 반에서 40% 정도가 현질을 한다”고 말했다. 이모(15)군도 “피파온라인을 할 때 문화상품권으로 총 50만원 정도를 썼다. 좋은 게 나올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어서 도박 같았다. 아는 형은 엄마 카드를 훔쳐 몰래 200만원을 질렀다는 말도 들었다. 나쁜 게 나오면 화가 나지만 그래도 좋은 게 나올 것이라 믿고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금을 내고 확률에 기댄다는 점에서 사실상 도박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 가고 있다. 이대웅 상명대 게임학과 교수는 “게임사가 수익 때문에 돈을 계속 써야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사행성 게임은 게임이 아닌 도박이다. 확률에 기대거나 돈을 들여야만 되는 도박성 짙은 게임은 아예 도박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정민·하준호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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