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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9대로 80대 격파’ 맥매스터, 미 안보전략 이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H R 맥매스터 육군 중장과 대화하고 있다. [플로리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H R 맥매스터 육군 중장과 대화하고 있다. [플로리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좌할 백악관의 새 외교안보 조타수에 걸프전의 전설 허버트 R 맥매스터(55) 육군 중장이 임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엄청난 재능과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맥매스터 중장을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 경제 제재를 사전에 협의하는 ‘내통’ 논란으로 물러난 뒤 로버트 하워드 예비역 해군 제독을 내정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곧바로 고사하며 인선에 진통을 겪다 걸프전의 영웅을 낙점했다.
 
맥매스터 신임 보좌관은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다. 플린 전 보좌관도 부친이 한국전에 참전했었던 만큼 사람은 바뀌었지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한국과의 인연은 그대로 유지됐다. 2015년 발간된 걸프전 기록서인 『더 파이어스 오브 바빌론(The Fires of Babylon)』에 따르면 맥매스터 신임 보좌관의 부친은 한국전쟁에 보병으로 참전했다. 베트남전에도 참전해 대위까지 진급했다. 맥매스터도 부친을 따라 군에 입문한 것으로 소개됐다.
 
육군교육사령부 내 육군전력통합센터장을 맡아 왔던 맥매스터는 ‘20세기의 마지막 최대 기갑전’으로 기록된 1991년 2월 26일 ‘73이스팅 전투’의 주역이다. 이라크 사막에서 벌어졌던 이 전투로 사담 후세인의 최정예 기갑부대였던 타와칼나 사단이 궤멸됐다. 이를 소개한 책이 『더 파이어스 오브 바빌론』이다.
 
2006년 2월 미국 주축 연합군이 알카에다로부터 이라크 탈아파르를 탈환한 뒤 나짐 아바둘라 시장(가운데)과 사진을 찍고 있는 당시 미 육군 3기갑기병연대 소속 맥매스터 대령(오른쪽). [IBC 캡처]

2006년 2월 미국 주축 연합군이 알카에다로부터 이라크 탈아파르를 탈환한 뒤 나짐 아바둘라 시장(가운데)과 사진을 찍고 있는 당시 미 육군 3기갑기병연대 소속 맥매스터 대령(오른쪽). [IBC 캡처]

당시 미 지상군의 2기갑연대 소속 2중대(독수리 중대) 지휘관이었던 맥매스터 대위는 모래바람 속에 탱크 9대를 이끌고 전진하다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기갑부대로부터 매복 공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곧바로 반격을 명령해 이라크군 탱크 8대를 순식간에 파괴한 뒤 후방에 진을 치고 있던 이라크군 병력을 추가로 공격해 대파했다. 맥매스터는 당시 전투 보고서에서 “우리는 (반격을 위해) 단지 몇 초만 필요했다”며 “적의 탱크와 장갑차는 무수한 불덩이들로 변해 갔다”고 기록했다. 이날 맥매스터의 탱크 9대는 공화국수비대 타와칼나 사단의 탱크·장갑차·차량 등 80여 대를 파괴하며 믿기 어려운 대승을 거뒀다. 반면 맥매스터 부대의 피해는 전무했다. 이후 미군의 추가 병력이 합류하며 이라크군은 패주했다. 당시 이라크군은 사상자가 최대 1000명 발생했고 1300명이 미군에 포로로 잡혔다. 탱크 160대, 야포 12문, 장갑차 등 군용차량 80대 가 파괴됐다.
 
부시 때 쓴소리, 준장 진급 물먹기도

73이스팅 전투로 은성훈장을 받은 맥매스터는 이후 육군의 대표적 전략가로 자리매김했다. 별명이 ‘인습 타파 장군’이다. 그는 2000년대 중반 이라크전 다국적군을 지휘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을 도와 대테러전 전략을 새로 짜는 데 핵심적으로 기여했다. LA타임스는 “육군 내 가장 뛰어난 지식인으로 알려진 전략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97년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학위 논문을 보완해 책을 냈다. 정치권이 베트남전 군사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인 『직무 유기(Dereliction of Duty)』다. 그는 조지 W 부시 정부의 이라크전 개전 과정도 비판하는 등 쓴소리를 서슴지 않아 왔다. 부시 정부 때인 2006년과 2007년 준장 진급에서 물먹었는데, 그 이유가 그의 이런 성향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현역 장성이 국가안보보좌관을 맡는 것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의 콜린 파월(87~89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야전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현역 장성이 안보정책의 사령탑으로 앉게 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이 주창한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맥매스터 신임 보좌관은 지난해 4월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4+1’을 들었다. 러시아·중국·북한·이란 4개국을 위협 국가로 지목하고 이슬람국가(IS)를 비국가적 위협으로 추가했다. 대북 강경책을 내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의 호흡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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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