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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 재취업에 8.4년 걸리고 월급은 26만8000원 줄어

서울 강서구에 사는 박모씨(36)는 생물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전업주부다. 지난 2013년 육아와 연구원 생활을 병행하다가 일을 그만둔 후 둘째까지 낳아서 키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연구원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지만 1개월 만에 포기했다. 역시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힘이 겨웠기 때문이다. 대신 지역 초등학교에서 방과후교실 교사로 하루 3시간씩 일하고 있다. 박씨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풀타임으로 일은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박씨는 전공이 전문직종이라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은 이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 대부분 경력단절 이전에 비해 임금이 깎인다. 박씨도 “나는 다행히 임금이 경력단절 전과 비슷했지만 주변 친구들이 경력단절을 겪고 난 후 재취업을 하려고 하면 면접에서 항상 받는 질문이 ‘애 키우면서 일할 수 있겠냐’는 것”이라며 “그렇게 물어보면서 보통 임금을 깎는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 경력단절여성이 재취업을 하기까지 평균 8.4년이 걸리고, 임금은 경력단절 전보다 월 26만8000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5~6월 전국 만 25-54세 여성 4835명을 대상으로 방문ㆍ면접 조사를 실시해 ‘2016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재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3년 전 조사 결과(8.6년)와 비슷하지만 경력단절 전후에 따른 임금 차이는 4만7000원 더 커졌다.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의 임금 차이는 더 벌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경력단절 유무에 따른 임금 격차는 월 76만3000원으로, 3년 만에 10만3000원 더 커졌다.
 
자료: 여성가족부

자료: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을 경험한 기혼 여성의 비율은 48.6%로 3년 전 보다 8.4% 포인트 감소했고, 경력단절 사유에서 ‘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61.8%에서 40.4%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임신ㆍ출산’(38.3%)과 ‘가족구성원 돌봄’(12.9%)이 각각 11.8%포인트, 8.7%포인트 늘었다. 이는 과거 여성이 결혼 이후 직장을 그만뒀던 관행은 개선됐지만 인구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일은 하고 있지 않지만 일하기를 희망하는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근로형태는 ‘시간제’로, 이를 꼽은 비율은 61.4%에 달했다. 2013년 조사 때보다 29.5%포인트나 많아진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경력단절 당시 시간제로 근무하던 여성의 비율은 6.1%였지만 경력단절 이후에는 28.9%로 증가했다. 첫 일자리로 시간제 근무를 택한 비율이 14.9%였던 2013년 조사 때보다도 14%포인트나 높아졌다.
여성들이 시간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육아(42.6%)와 자녀교육(23.5%)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11.7%)와 ‘가족구성원 돌봄’(5.4%) 등이 뒤를 이었다. ‘전일제 직장을 구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은 0.7%에 불과했다. 현재 일하지 않고 있는 여성이 정부에 희망하는 정책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7.1%)가 가장 많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28.1%),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21.6%) 순서로 나타났다.
현재 취업 상태인 여성들이 정부에 바라는 정책은 ‘연령차별 철폐노력’이 32.8%로 가장 많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31.1%)과 ‘경력개발 프로그램 지원’(30.6%)도 비슷한 응답율을 보였다.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을 꼽은 비율도 28.1%였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조사로 경력단절에 따른 개인적·사회적 손실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의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 등으로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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