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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철, 출근한 건 1년에 한두번 뿐”

이정철(左), 총아코우(右)

이정철(左), 총아코우(右)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의 이정철(47)이 신분을 감추고 현지 업체에 위장 취업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그가 북한의 공작원으로 활동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정철이 현지 기업의 정보기술(IT) 부서 직원으로 근무한다고 밝혔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정철은 해당 업체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으며 IT 지식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경찰이 이정철의 근무처로 밝힌 ‘톰보엔터프라이즈’ 총아코우(張雅誥·64) 사장은 20일 본지 기자와 만나 “이정철은 1년에 1~2번만 회사에 나왔을 뿐 거의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정철은 서류상 회사 직원으로 등록돼 있을 뿐 실제로는 직원이 아니며 일종의 사업 파트너 관계”라고 말했다. 이정철의 고용계약서에 따르면 매달 이정철은 5000링깃(약 128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총 사장은 “이정철은 거의 회사 일을 하지 않아 월급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총 사장은 “평양에서 친분을 맺은 북한 과학자 문호의 조카인 이정철이 2013년 나를 찾아와 같이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이정철이 말레이시아에 정착하고 싶다고 해 취업비자를 얻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총 사장에 따르면 이정철은 당시 IT 전문가라고 적힌 소개장을 들고 왔다. 그러나 총 사장은 “이정철이 IT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정철이 화학 전문가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총 사장은 이정철이 평양에 있는 삼촌으로부터 북한산 버섯 추출물을 수입하고, 말레이시아산 팜유와 설탕 등을 북한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총 사장은 “이정철이 1년에 한두 차례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또 다른 사업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양 거래처로부터 수입을 얻어 생활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총 사장은 지난 3년간 이정철을 5~6차례 만났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올해 춘절(春節·중국 설날) 직전인 1월 말께였다. 총 사장은 이정철을 “특이한 면모가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는 “이정철은 겸손하고 조용한 사람”이라며 “그가 체포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정철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 만나거나 전화를 할 때면 항상 대학생인 그의 딸이 통역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정철이 체포된 이후 그의 가족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휴대전화가 이미 꺼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쿠알라룸푸르=김준영 기자 kim.junyou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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