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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궤변으로 진실 덮으려는 북한의 강철 대사

말레이시아 외교부가 어제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를 초치하고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 송환한 것은 김정남 암살의 배후가 북한으로 드러난 데 대한 응분의 조치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증거에 입각해 북한 출신 용의자들을 확인했다고 밝혀 지난 13일 김정남이 피살된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런데도 강 대사는 이날 기자들 앞에서 “김철이란 이름의 북한 시민이 자연사한 것”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황은 물론 공항 CCTV로 촬영한 동영상 등 과학적 증거까지 있는데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시도했다. 한술 더 떠 “수사가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말레이시아 경찰청과 북한 당국의 공동 조사도 요구했는데 이는 ‘적반하장’의 무도한 행동일 뿐이다.

게다가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 정부와 결탁해 북한이 배후라고 한다”고 했는데 이는 근거 없는 비방이자 말레이시아와 한국에 대한 외교적 모욕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번 사건의 유일한 혜택을 보는 것은 한국”이라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혼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논란 등을 거론했다는 점이다. 이는 모든 증거가 김정남 살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자 물타기를 통해 진실을 감추고 하루빨리 덮으려는 술책일 뿐이다. 강 대사가 이런 황당한 발언을 하면 할수록 도대체 이번 사건 배후가 누구기에 외교관을 시켜 이렇게 무리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혹만 증폭될 뿐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날 자국 법규에 따른 사건 수사와 시신의 가족 우선 인계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는 국제법상 적법하고 합리적인 조치다. 북한 당국이 더 이상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말레이시아의 주권을 존중하고 이 같은 결정에 따라야 한다. 북한이 그리도 결백하다면 사건 당일 말레이시아를 떠나 평양으로 돌아간 사건 용의자들을 신속히 말레이시아로 인도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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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