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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계산법 바꿔 무역적자 부풀리나

‘무역적자 계산도 내 마음대로 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수지 계산법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새로운 계산법의 골자는 자동차같이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들여와 제3국으로 재수출하는 제품들을 수출 항목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원료나 중간재를 들여와 수출하는 것도 ‘수출’이 아닌 ‘수입’으로 잡힌다. 이렇게 수출품목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기존 미국의 무역적자 수치가 많이 늘어나게 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근거로 보호무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의 재수출품이 가장 많은 나라는 멕시코였고 이어 캐나다·유럽연합(EU)·홍콩·중국·일본 순이었다.

미국 상무부 산하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와의 상품 무역에서 631억 달러(약 72조3400억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새 계산 방식을 적용하면 이 적자 규모가 1154억 달러(약 132조3000억원)로 2배 가까이로 불어난다.

WSJ에 따르면 국제통상교섭을 담당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주 새로운 방법으로 측정한 무역 데이터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보고서에는 새 계산법 도입에 반대하는 내용도 포함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계산법까지 고쳐가며 무역 적자 수치를 키우려는 의도는 다분히 정치적이다. 무역수지 데이터는 미국 의회가 기존 무역협정을 유지할지, 재협상할지, 폐기할지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다. WSJ은 “무역 적자 폭이 커지면 무역협정 재협상 필요성이 높아지고, 높은 관세를 부과해도 정치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물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위한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산정방식이 바뀌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과 관련된 통계가 크게 달라진다”며 “심지어 미국의 무역흑자가 적자로 바뀔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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