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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고함친 대통령 측 … 헌재 “재판은 우리가 진행”

국정농단 재판

헌법재판소에서 2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김평우(72) 변호사가 재판부에 고성을 지르는 소란이 벌어졌다. 방기선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현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친 재판부가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에 변론을 종결하면서였다. 정기승(89) 전 대법관과 함께 처음으로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 변호사는 A4 용지 몇 장을 손에 쥐고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이 권한대행의 말을 가로챘다.
 
“이의 있습니다.”(김평우 변호사)
 
“무슨 내용인가요?”(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정기승 대법관님도 사실 준비를 했는데…사실은 제가 당뇨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조금 주시면….”(김 변호사)
 
“어떤 내용에 대해선가요.”(이 권한대행)
 
“제가 조금 어지럼증이 있어서 음식을 조금 먹어야겠는데 그럴 시간을 주실 수 있는지 물어보겠습니다.”(김 변호사)
 
“그러시다면 그 부분은 다음번에 하시는 걸로 하고요. 오늘은….”(이 권한대행)
 
“아닙니다. 저는 오늘 하겠습니다. 준비를 해 왔으니까. 그러면 제가 못 먹더라도 지금부터 변론을 하겠습니다.”(김 변호사)
 
이에 이 권한대행은 “재판 진행은 재판부가 합니다. 다음 변론은 22일 수요일 하겠습니다”고 제지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지금 하겠다는데 왜 막으시는 것입니까. 이건 말이 안 되죠.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해요”라고 고함을 쳤다. 같은 대리인단의 서석구(73) 변호사가 말렸지만 김 변호사는 계속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관들은 더 이상 대응을 하지 않고 퇴정했다.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브리핑에서 “(김 변호사의 변론은) 상의하지 않은 내용이다. 재판 진행 절차에 문제제기를 하려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적절한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변호인이 변론을 하겠다는데 제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고영태 녹음파일 검증 요청도 거부
 
대통령 측의 ‘돌발 변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 변호사는 지난 14일 심판정에서 태극기를 펼쳐 흔들다가 헌재 방호원의 제지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5일 2차 변론에선 “촛불집회에서 불린 노래의 작곡가가 김일성 찬양 노래를 만든 전력이 있다”고 색깔론을 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날 헌재는 대통령 측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심판정에 출석한다면 신문을 받지 않고 최후진술을 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피청구인이 출석하면 소추위원 측과 재판부가 질문할 수 있다. 재판부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이 사건의 실체 파악에 도움이 되며 피청구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고영태 녹음파일’ 검증 요청은 “녹취파일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고씨 증인신문도 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최종 변론기일을 다음달 2일 또는 3일로 연기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박 대통령의 출석 여부에 대한 답변을 듣고 결정하겠다. 다음 변론 시작 전까지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헌재는 이날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과 건강 문제로 불출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증인 채택을 취소했다. 이중환 변호사는 브리핑에서 “(재판부의 공정성에)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 신문을 받는 것이 국가의 품격에 맞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윤호진·서준석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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