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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솔직한 그녀들의 입담, TV예능 새판 짤까

‘걸크러쉬’ 김숙, ‘먹방요정’ 이국주, ‘작은 거인’ 박나래. 최근 브라운관을 누비는 여성 방송인들이다. 이들의 활약과는 무관하게 이들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예능은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국내 TV 예능 시장은 유독 여성에게 가혹하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가운데 최근 새롭게 시작한 ‘여성 예능’ 프로그램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지난 5일 시즌2를 시작한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2’. [사진 KBS]

지난 5일 시즌2를 시작한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2’.[사진 KBS]

강한 여성상이라는 사회적 트렌드와 맞물리며 여성 주도 예능의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KBS2의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 ‘하숙집 딸들’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는 김숙, 홍진경, 한채영, 공민지 등 여성 출연진 7명의 걸그룹 도전기를 담고 있다. ‘센 언니’ 캐릭터를 내세운 시즌 1에 이어지는 방송으로 지난 10일 첫 회에서 시청률 5.4%(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5명의 여배우들과 2명의 개그맨들의 하숙생활기를 담은 신규 예능 KBS2 ‘하숙집 딸들’. [사진 KBS]

5명의 여배우들과 2명의 개그맨들의 하숙생활기를 담은 신규 예능 KBS2 ‘하숙집 딸들’. [사진 KBS]

 
14일 첫 방송한 ‘하숙집 딸들’은 지상파 예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배우 이미숙, 장신영, 이다해 등 여배우 5명을 끌어들였다. 이들이 이수근, 박수홍 등과 하숙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역시 첫 회 시청률 5.4%로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들 여배우들이 얼마나 과감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여성 주도 예능의 ‘혹한기’는 2007년쯤 부터다. MBC ‘무한도전’. KBS ‘1박2일’ 등 극한 미션을 수행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KBS2 ‘여걸식스’(2005년 5월~2007년 4월)를 끝으로 ‘여성 주도 예능’은 지상파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동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출연자들이 거칠고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은 대부분 남성중심적이며 여성에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Mnet ‘언프리티랩스타’.

Mnet ‘언프리티랩스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집단 토크 프로들도 여성 예능인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10~30명에 이르는 출연자들을 이끌어 갈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메인MC 자리를 유재석, 강호동 등 남성MC들이 차지했다. 이후 트렌드가 된 육아 방송이나 쿡방 등도 ‘육아·가사는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남성의 육아, 남성의 요리만 참신하게 느끼도록 해 여성 방송인을 배제시켰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예능만 있다보니 성 역할 등에 대한 왜곡된 모습이 자주 비친다”며 “여성이 예능에 나오면 꼭 누군가의 짝이 되고 꼭 누군가에게 애교 부리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리얼버라이어티에서 쿡방까지 이어지는 10년의 길고 긴 혹한기를 깨고, 올해는 예능시장의 ‘새 판’을 짤 수 있을까.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난해 화제가 됐던 Mnet ‘언프리티랩스타’는 남성 중심문화인 힙합을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 화제성이 높았다”며 “가학 개그 등 공격성을 내세우기 보다 자아실현 등 스토리가 있는 예능이라면 여성버전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배국남 평론가는 “여성의 특성이 최대한 발현되는 독창적인 형식을 개발해야 트렌드 자체를 이끌 수 있다”며 “예능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성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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