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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광장 올라탄 정치, 법치를 흔들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과 시청 앞 광장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반대하는 두 세력이 최대 규모로 대치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3월 10일 전후 있을 것이란 소식에 광장의 두 세력은 각기 “박근혜·황교안 구속”(촛불집회), “탄핵 반대, 특검 해체와 결사항전”(태극기집회)을 주장했다. 헌재 결정이 어떤 쪽으로 나오더라도 대규모 불복종 사태로 후유증이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이 230여 년 전 대통령의 임기 중 불법 및 공적 신뢰에 대한 배반에 맞서 탄핵 절차를 고안한 것은 결국 대의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유지하는 가운데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이 이뤄지도록 한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선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르는 게 바로 ‘rule of law’(법치)이자 사회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결론 이후에도 ‘질서 있는’ 헌정이 가능할지 여부가 한국 민주주의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두 학자의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헌재가 한쪽에 유리한, 사실상 ‘정치재판’을 하라고 압박하거나 아예 현장에서 ‘떼법’을 부추기고 있다.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연단에 직접 올랐고, 대선 지지율 1, 2위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18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해 나란히 앉았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촛불 민심을 잘 받들어 촛불혁명을 완성시키도록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도 “헌재가 신속히 심리 절차를 마치고 국정 공백 상태가 빨리 해소되도록 마무리하자는 마음으로 촛불광장에 참여했다”고 했다.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합의한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메시지나 탄핵 이후의 민주정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태극기집회 단상에 올라 “대통령을 효수하고 삼성 이재용을 잡아먹는 민중혁명을 막을 길은 태극기밖에 없다”며 “문재인씨 등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이 전부 나와 선동하고 (대통령) 목을 치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했던 이인제 전 의원은 19일 대구 핵심당원 간담회에서 “광화문에 펄럭이는 혁명의 깃발은 인민민주공화국 혁명 아니냐”고 색깔론을 제기했다.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치인이 ‘국민 뜻에 따른다’는 명분을 내세워 광장에 나갈 수는 있지만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식·허진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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