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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걔가 나를 어떻게 하겠나” … 장성택 처형 이후부터 신변 걱정

중국 마카오 본섬의 중심가 로드리고로드리게스의 9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인 부호화원(富豪花園). 겉으로는 좀 낡아 보이지만 도심 한복판에 있고 내부에 방이 5개(약 60평)나 있어 40억원이 넘는 고급아파트다. 19일 현지 교민 소식통에 따르면 이곳에 지난해 12월까지 김정남과 그의 부인 이혜경, 아들 한솔, 딸 솔희가 살았다고 한다.
 
현지 교민 A씨는 “당시 김정남이 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여러번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들어 김정남 가족은 급히 거처를 어딘가로 옮겼다고 한다. 이날 부호화원 인근 수퍼에서 일하는 여직원에게 김정남과 가족의 사진을 보여줬지만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고만 답했다.
 
아파트 인근엔 마카오 정부의 경찰과 소방업무를 총괄하는 보안사와 경찰청 본부가 있다. 그만큼 안전한 곳이라는 얘기다. 출입구도 5곳이 넘는다. 만일의 상황이 생겼을 때 도주하기 용이한 구조다.
 
김정남 가족이 올 들어 거처를 옮긴 건 북한 당국이 부호화원 거주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김정남은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부터 자신과 가족의 신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정남과 그의 가족이 부호화원으로 이사한 것도 그 무렵이라고 한다. 또다른 교민 B씨는 “김정남이 한번은 술에 취해 ‘걔(김정은)가 어떻게 하겠나. 내가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걱정하는 걸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 한인들에 따르면 장성택 처형 이전만 해도 김정남은 마카오에서 무역업과 금융투자를 활발히 했다. 그는 구리 등 북한산 광물 거래로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폐쇄, 2006년 북한의 100달러 수퍼노트(초정밀 위조 지폐) 적발 이후 북한 무역일꾼들이 해외 주요 거점인 마카오에서 철수한 뒤에는 김정남이 사실상 마카오 무역을 독점했다. 그러나 장성택 처형 후 그의 비즈니스도 급격히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도 아버지 김정일이 남겨 준 재산이 많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정남 가족은 현재 중국 당국과 마카오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이날 김정남의 시신은 유족에게 우선 인도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김정남 가족들이 중국 외교당국의 협조를 얻어 조만간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 확인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현지에서 돌고 있다.
 
현지 교민사회에선 당초 김정남의 경호원 겸 비서로 한국 언론에 알려진 40대 여성은 김정남의 내연녀라는 설이 파다하다. ‘서영라’ ‘서영란’ ‘김영란’ 등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 여성(현지 교민들은 서영란이 맞다고 함)은 평양 출신으로, 2001년 김정남 가족이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붙잡혔을 당시 눈에 띄는 외모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우리 정보당국은 이 여성이 북한 노동당 126연락소 직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락소 직원은 통상 북한의 공작원을 뜻한다. 
 
마카오=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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