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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재균형정책 지속이 미국 경제 위해서도 중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열린 ‘미국 무역정책’ 세미나 참석자들은 자유무역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왼쪽부터 프레드 버그스텐 PIIE 명예소장, 제프리 숏 PIIE 선임연구위원, 사공일 중앙일보 고문.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열린 ‘미국 무역정책’ 세미나 참석자들은 자유무역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왼쪽부터 프레드 버그스텐 PIIE 명예소장, 제프리 숏 PIIE 선임연구위원, 사공일 중앙일보 고문.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pivot to Asia)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무역협정은 참여국이 많을수록 좋다(Bigger is Better)’라는 주제로 열린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미국 무역정책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한 사공일 본사 고문 겸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은 경제적·지정학적인 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는 세계경제 성장의 60~70%를 계속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미국과 아시아에 중요하다는 얘기다.
 
사공 고문은 “특히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안정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미국의 리더십과 역할이 약화된다면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의 경쟁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커지고, 그럴 경우 아시아의 경제적 역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버그스텐 “미·일 FTA 빨리 추진해야”
 
미국 경상수지 적자 추이

미국 경상수지 적자 추이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제프리 숏 PIIE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11개국과의 무역에서 176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중 75%가 일본과 멕시코 무역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TPP가 무역적자를 가중시킨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옳지 않다는 얘기다.
 
숏 선임연구원은 TPP를 폐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콜롬비아, 그리고 대만까지도 포함해 협상국을 늘리고 협정의 판을 키우는 것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것보다 미국과 TPP 참여국에 훨씬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조작 금지에 관한 조항을 협정문에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투자자 국가분쟁해결(ISD) 조항은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프레드 버그스텐 PIIE 명예소장도 “환율조작 금지 조항을 FTA 협정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일 FTA 체결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거론하며 “양자든, 다자든 FTA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피해를 볼 수 있는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마련과 교육, 구조조정에 따른 대책 등 국내 정치적 여건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실상 TPP의 70% 정도가 미국과 일본의 양자 FTA라고 볼 수 있으므로 미국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일본과는 이른 시일 내에 FTA 체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율 이슈와 관련해선 참석자들의 주장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사공일 “트럼프 보호무역, 악순환 우려”
 
미 GDP 성장률 추이

미 GDP 성장률 추이

사공 고문은 "수출경쟁력 향상을 위해 환율조작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구조조정과 규제 완화 등 개혁 의지가 지연되는 등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무역적자에만 초점을 맞춰 경제정책을 추진하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호무역주의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적자는 환율뿐 아니라 여러 실물경제 요인이 결정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보호무역주의가 결과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도해 미국의 무역수지 악화를 한층 심화시킴으로써 보호무역주의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공 고문은 "단기적으로 환율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양방향 시장개입인 스무딩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은 용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국내 경제를 위한 거시 정책의 일환이지만 이를 추진하거나 중단하는 정책이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적완화 정책의 실시 및 중단 시에는 국제 정책협력을 통한 사전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을 통한 협력의 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TPP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공 고문은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RCEP는 참여국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상충되기 때문에 협상 시작 후 이미 16회의 교섭을 거쳤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RCEP의 무역자유화 수준도 TPP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글=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사진=채병건 특파원


◆ 프레드 버그스텐
PIIE의 명예소장. 1977~81년 미재무부에서 국제문제담당 차관보와 통화담당 차관을 역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국가안보담당 대통령보좌관이던 헨리 키신저와 함께 일하기도 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81년 PIIE의 전신인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를 설립했다.


◆ 제프리 숏
PIIE의 국제무역정책 및 경제제재 담당 선임연구원.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에서 수석 고문을 맡았고 제럴드 포드·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시절 재무부 공무원으
로 근무했다.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도쿄 라운드 당시 미국대표부로 참여했다. 세계무역 시스템과 세계무역기구(WTO), 환태평양 경제협력 전문가다.


◆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자 중앙일보 고문. 1983~87년 최장기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맡았고, 87~88년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89~92년 국제통화기금(IMF) 특별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2009년에는 27대 한국무역협회장에 올랐고 대통령 직속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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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