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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자원봉사 2.0 실험’ 나선 전남 해남군

김 호내셔널부 기자

김 호내셔널부 기자

농어촌은 자원봉사 취약지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데다 자원봉사 참여자 수도 갈수록 줄고 있다. 그나마 농어촌에 남은 젊은 주민들은 생계를 꾸리기 바빠 자원봉사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독거노인과 한부모 가정 등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절실한 자원봉사 대상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전남 해남군이 전국의 농어촌이 겪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봉사 2.0 실험’에 나섰다.

해남군은 19일 “자원봉사자의 봉사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자원봉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시설이나 단체에 기부해주는 ‘자원봉사 환산금 기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이 제도는 관련 조례와 시행규칙 마련, 입법예고 절차 등을 거쳐 오는 4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현금으로 환산되는 금액은 시간당 200원이다. 가령 자원봉사자가 5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 1000원이 쌓인다. 연간 개인은 50시간(1만원), 단체는 250시간(5만원) 이상부터 기부가 가능하다. 해남군이 예산으로 지원하는 환산금 상한선은 1인당 연간 100만원(5000시간)이다.
해남 지역 청소년들이 지난달 17일 해남노인복지관에서 손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해남군]

해남 지역 청소년들이 지난달 17일 해남노인복지관에서 손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해남군]


어디에서 자원봉사를 할 것인지, 봉사활동으로 쌓인 기부금을 어느 시설이나 단체에 지원할 것인지는 자원봉사자가 선택하면 된다. 자원봉사 장소와 기부금 지원 시설이 달라도 된다. 1365 자원봉사 포털에 등록된 전년도 자원봉사 누적시간을 확인한 후 기부신청서 를 작성해 해남군 자원봉사센터에 제출하면 희망 시설에 기부된다.

이 제도는 단순히 땀을 흘리면 그날로 끝나는 자원봉사에서 한걸음 더 나가보자는 취지다. 적금을 들듯 봉사활동 시간을 현금으로 환산해 꼬박꼬박 쌓은 뒤 추가로 기부를 하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원봉사의 진화’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면 마일리지 형태로 적립해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등 혜택을 준 지자체는 있었지만 현금화해 기부 혜택을 제공하는 건 해남군이 처음이 다.

해남군의 신선한 실험에 자원봉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한 번의 자원봉사 참여로 흘린 땀이 두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테니 참여하는 사람들은 보람이 두 배가 될 것 같다. 나의 봉사 시간만큼 세금에서 돈(환산금)이 생성되고 그 돈(세금)이 뜻깊은 데 쓰인다면 납세자로서도 뿌듯한 일이 될 것이다.

박영례 해남군 자원봉사센터 팀장은 "매년 환산금 예산 부담이 늘 수도 있겠지만 군민 입장에서 보면 자원봉사도 하고 기부도 하는 일거양득 효과가 기대된다”며 "올해 전체 군민의 10%인 7400여 명이 참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남군의 신선한 실험이 조기에 정착돼 전국적으로 확대될 날을 기대해 본다.

김호 내셔널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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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