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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는 금융법안 신중해야

강임호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강임호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자신의 아이를 잘 키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제 귀한 자식에게 잘해 주고 싶다. 하지만 너무 잘해 주면 아이가 빗나가기 쉽다. 의도와는 정반대의 효과가 발생한다. 그래서 아이가 좀 고생하더라도 그것을 지켜보고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흔히 좌파는 어머니로, 우파는 아버지로 비유된다. 자식이 어려운 상황일 때 어머니는 자식을 감싸지만 아버지는 그냥 지켜본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마음속으로는 자식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기를 원한다.

최근 지나치게 ‘어머니의 마음’으로 소비자를 감싸는 금융 관련 입법시도들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본래의 계약대로 이자를 상환한 소비자에게 이자를 감면해 주는 법안이다. 만약 이자를 일정대로 지급하는 사람에게 보상하면, 오히려 체납할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 체납의 부담은 결국 체납하지 않는 소비자의 부담으로 귀착된다. 택시나 영세 상점에서 고객이 1만원 이하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가맹점이 부담하는 카드수수료를 면제해 주자는 법안도 있다. 서비스 무료이용의 부담은 역시 서비스 유료사용자의 부담으로 귀착된다.

또 채무인대리인을 지정하자는 법안도 있다. 채무를 갚지 못할 때 자신이 받아야 할 채무상환독촉을 대신 받는 대리인을 지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채무상환독촉을, 돈을 빌려서 사용하고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은 당사자가 아니라 대리인이 받게 하면 체납할 유인이 커지지는 않을까. 오히려 채무독촉이 무서워서 자금을 빌릴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7.9%에서 20%로 감소시키자는 법안도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혜택을 받는 저(低) 신용자도 있겠지만, 다른 저신용자는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사라지거나 불법계약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대국을 다스릴 때에는 작은 생선을 구울 때와 같이 하라는 말이 있다(治大國 若烹小鮮). 불이 너무 뜨거우면 생선이 프라이팬에 붙어버리고, 생선을 자주 뒤집으면 부서져서 먹을 것이 없다. 정부가 경제 거래에 개입할 때에는 조심조심해야 한다. 너무 자잘한 것까지 개입하면 경제주체들의 유인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여타의 거래마저 그 기본이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존의 규제를 재검토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생각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 소비자에게 조그만 이익이나 편리를 주는 법안보다는, 기존의 금융거래에서 경제적 정당성이 없었던 지대(地代, rent)를 향유하게 하였던 규제가 무엇이었던가를 한번 반추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간 문제가 되었던 공인인증서, 간편결제가 등장하지 못했던 것, 비대면인증이 불가했던 것 이들 모두가 규제완화를 통해 해결되었다. 앞으로 이러한 맥락의 규제완화를 통해 건전한 금융거래질서를 찾아나갔으면 좋겠다.

강임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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