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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헛힘 공방’ 하지 마세요

해외 유명 클럽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축구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해외 축구 리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라 해외 축구 경기 결과도 K리그 경기 결과 못지않게 발 빠르게 전해지고 있다. “헛힘 공방을 이어 가던 토트넘은 손흥민 선수를 교체 투입한 뒤 분위기가 살아나 1대 0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과 스완지시티가 헛힘 공방 끝에 0대 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등과 같은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이렇게 아무 소득 없이 힘을 쓴 경우 ‘헛힘 공방을 한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헛힘’은 잘못된 표현으로, ‘헛심’이라고 써야 바르다. ‘심’은 힘의 사투리 표현이다. 그래서 ‘헛심’이라고 하면 ‘헛힘’을 잘못 쓴 표현이거나 ‘헛힘’의 사투리가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헛힘’은 ‘헛심’의 원말이라 설명하고 있다.

‘힘’이 표준어이지만 세월이 흐르며 구개음화를 거쳐 발음하기 쉬운 ‘심’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지방의 경우 ‘심’이 더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서울말을 표준어의 기초로 삼다 보니 ‘힘’을 표준어로, ‘심’을 사투리로 규정하긴 했지만 ‘힘’이 다른 단어와 만나 합성어를 이루는 경우 ‘힘’을 붙이면 발음하기가 매우 어려운 단어들이 생겨난다. ‘뒷힘, 뚝힘, 뱃힘, 입힘, 밥힘’ 등을 발음해 보면 뭔가 어색하고 발음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뒷심, 뚝심, 뱃심, 입심, 밥심’ 등은 ‘심’이 붙은 형태를 표준어로 삼게 된 것이다. ‘헛심’도 원래는 ‘헛힘’이었으나 발음의 편이성 때문에 ‘헛심’이 점차 많이 쓰여 표준어로 인정받은 경우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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