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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웰빙가에선] 게임 덕에 체중 감소?

 “TV나 컴퓨터는 거의 안 해요”라는 아이의 대답에 엄마가 재빨리 “아니요. 스마트폰 게임은 틈나는 대로 무지 오래 해요”라고 받아치며 아이를 흘겨본다. 비만 진료를 볼 때면 아이들의 TV나 컴퓨터 사용 시간을 항상 물어본다. 하루 2시간 이상인 경우 비만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 사용 시간을 2시간 미만으로 권장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대답대로 요즘은 손바닥 위의 스마트폰이 대세다. 틈나는 대로 꾸준히 한다는 말이 맞다. 밥을 먹으면서도, 걸어가면서도, 심지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도 눈은 스마트폰을 향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프리랜서 공정식


스마트폰은 우리의 활동도 많이 줄였다. 줄어든 활동량을 늘게 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비만 환자를 진료하며 ‘시간을 많이 뺏지도 않고 간단한 방법으로 즐겁게 움직일 만한 방법이 없을까’라는 것은 오래된 나의 질문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내 친구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더니 3㎏이 빠졌대”라는 아이의 말이 내 귀를 스쳤다. 그건 바로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증강현실 게임앱 덕분이었다.

대체 뭔가 하는 마음에 일단 게임앱을 깔고 게임용 볼 충전을 위해 집 앞의 공원엘 갔다. 삼삼오오 아이들끼리, 또는 어른과 아이가 짝을 이뤄 스마트폰을 들고 오가기를 반복하는 기이한 현상이 펼쳐져 있었다. 가만히 앉아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이 게임앱과 활동에 대한 외국의 연구가 있다. 초반에는 게임앱을 사용한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하루 평균 보행수가 많았다. 또한 앱을 사용한 사람들의 경우 게임을 설치하기 전에 기록된 보행수에 비해 설치 후 하루 평균 보행수가 900보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6주 동안 관찰한 결과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의 차이는 감소했고 앱 사용자의 경우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설치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운 결과이긴 하지만 이를 계기로 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재미있는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면 좋겠다는 기대가 생긴다.
모니터를 계속 주시하다 보면 눈 깜박임 횟수 감소나 시력 저하 등 안과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또한 거북목을 한 채 팔의 움직임은 전혀 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여기저기 배회할 뿐이라 운동을 위해 걷기를 할 때와는 달리 속도도 느리고 자세도 바람직하지 않다. 공원에 나간 김에 게임 말고도 가끔은 하늘도 보고 스트레칭도 한다면 더욱 좋겠다.

게임이라고 하면 선정성, 폭력성, 중독성, 신체 활동 감소와 같은 문제만 얘기하던 엄마들이 “밖에는 나가지도 않던 애가 이젠 쇼핑마저도 잘 따라 나서네요”라며 신기해 하는 모습을 가끔 본다. 단순히 이 게임 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하려는 게 아니다.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아들 쇼핑 데리고 다니기’나 ‘여러 세대가 함께 나와 걷기’를 성공하게 한 ‘움직임에 대한 즐거운 동기 부여’ 비법이 과학 기술과 어우러져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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