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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희의 맛따라기] 부산서 10시간 머문 여행…서울에 없는 별식 4가지를 즐기다

부산 공동어시장 길 건너에 있는 ‘남포식당’의 복국. 국물이 맑은 일반 복국에 비해 뿌옇다. ‘자갈치식’ 복국이다. 맛이 꾸밈없이 진하다. 한 자리에서 한 사람이 34년을 지켜온 맛이다.

부산 공동어시장 길 건너에 있는 ‘남포식당’의 복국. 국물이 맑은 일반 복국에 비해 뿌옇다. ‘자갈치식’ 복국이다. 맛이 꾸밈없이 진하다. 한 자리에서 한 사람이 34년을 지켜온 맛이다.

부산에 갈 일이 생겼다. 13개월 만이다. 지난 3일,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고향을 지키는 40년 지기(知己)의 아버님 부음을 들었다. 다음날이 토요일이어서 아내와 문상을 갔다. 우리는 결혼식 사회를 품앗이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아내끼리도 가깝다. 먼 길 나서는데 문상만 하고 오기는 아쉬웠다. 더구나 8개월 만에 일에서 벗어난 나들이였다. 상주에게는 미안한 노릇이지만 부음 듣고 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내일(4일·토) 부산에서 점심 먹을 예정입니다. 문상 길인데 안타깝게도 시간이 없어 한 끼만. KTX 왕복 열차비(2인 23만9200원)가 아깝지 않을 음식점 추천, 강호 제현께 앙망하나이다.” 집단 지식 내지 정보력의 도움을 청한 것이다. 반응이 뜨거웠다. 한 끼라고 했는데 17곳 추천이 올라왔다. 며칠 전 한 전문가가 알려준 특수음식점을 합하면 18곳. 한 사람은 그쪽 정보를 많이 포스팅한 블로그를 알려줬다. 일정을 전면 수정했다. 오후 3시에 귀경하려고 예매했던 기차표도 바꿨다.

번갯불에 콩 볶듯 준비해 다녀온 당일치기 부산여행의 동선을 정리하면 이렇다.
▷09:50 부산역 도착
▷10:20~11:00 왔다식당(부산 영도구 청학동로 15/전화 051-412-2676) 스지김치전골 제1식
▷11:40~13:30 조문(물만 마심)
▷14:15~15:10 종가집(부산 진구 부전로96번길 31-5/전화 051-816-3677) 생선국·갈치구이 제2식
▷15:45~17:20 국제시장~광복동~남포동 건어물시장~자갈치시장~신동아수산물시장 산책
▷17:40~19:00 남포식당(부산 서구 충무대로 169-1/전화 051-254-8029) 복국·복수육 제3식
▷19:20 비엔씨 부산역점 파이만주 제4식(디저트) 겸 선물용 3상자와 삼진어묵 2상자 구입
▷19:45 서울행 KTX 출발

'왔다식당' 스지전골(정재성 일식 다이닝 ‘나스’ 대표 추천)=부산역에서 택시를 탔다. 기사에게 부탁해 내비게이션에 주소부터 입력했다. 식당이 영도 주택가 복잡한 골목 안에 있기 때문이다. 영도대교를 건너 얼마 안 가서 택시가 험하고 좁은 언덕길을 이리 저리 달리더니 내비게이션에서 좌표가 사라졌다 나타나곤 한다. 창 밖으로 산 봉우리가 멀지 않게 보인다.
영도 봉래산 북사면 중턱에 있는 스지 전문 음식점 ‘왔다식당’의 스지김치전골이 상에서 끓고 있다. 큼직한 스지 덩어리가 제법 많이 들어갔다.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엄지 마디만하게 토막 친 대파를 많이 넣었다.

영도 봉래산 북사면 중턱에 있는 스지 전문 음식점 ‘왔다식당’의 스지김치전골이 상에서 끓고 있다. 큼직한 스지 덩어리가 제법 많이 들어갔다.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엄지 마디만하게 토막 친 대파를 많이 넣었다.

앞접시에 덜어놓은 스지김치전골. 스지는 잘 삶아 쫄깃하고 부드럽다. 김치는 배추를 잘 골랐는지 한참을 끓였지만 아삭하게 조직감이 살아있다.

앞접시에 덜어놓은 스지김치전골. 스지는 잘 삶아 쫄깃하고 부드럽다. 김치는 배추를 잘 골랐는지 한참을 끓였지만 아삭하게 조직감이 살아있다.

기사는 골목을 잘못 들었다며 두어 차례 후진과 회전을 하면서 숨이 거칠어졌다. 70세가 넘었음직한 기사의 운전은 불안했다. 지도 보고 찾아갈 테니 아무데나 내려 달라고 했다. 요금 7600원. 내려서 보니 봉래산 북사면 중턱이다. 눈 앞에 부산항대교~감만부두~동명부두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택시에서의 불안은 바로 잊고 바다가 더 잘 보이는 쪽으로 몇 걸음 나서자 왼쪽에 바로 왔다식당이 보였다.
영도 `왔다식당`의 기본 상차림은 직접 조리한 8찬과 스지를 찍어 먹는 소스로 구성된다.

영도 `왔다식당`의 기본 상차림은 직접 조리한 8찬과 스지를 찍어 먹는 소스로 구성된다.

오전 10시20분 어정쩡한 시간이지만 아직 빈속이어서 시장기가 돌았다. 식당에 들어가 60대로 보이는 주인 박명률씨에게 “길이 엄청 복잡하네요” 했더니 그런 하소연에 익숙한 듯 길 설명을 한다. “외지에서 찾는 사람들은 그런 말 자주 합니다. 저 윗길로 오셨지요. 내비게이션이 최단거리를 찾는다고 그 길을 알려주나 본데 아는 사람들은 이 앞길로 옵니다. 이 길이 태종대로 가는 길이어서 넓고 빠릅니다. 영도 낙천대아파트 앞에 가자고 하면 찾기 쉽습니다. 우리 집에 서울 손님도 많거든요. 일본 분들도 많이 오고요. 하루 두 번 오는 사람도 있어요.” 음식은 네 가지뿐이다. 스지전골 3종(김치·된장·맑은 각 8000원/2인분 이상 주문 가능)과 스지수육(3만·4만원). 일본식 선술집에서 스지 요리를 자주 먹었지만 김치나 된장을 넣고 끓이는 스지전골은 처음이다. 주인은 이 음식의 창시자라고 자부했다. 스지는 힘줄 근(筋)자를 일본어로 읽은 말이다. 일본요리에서 다양하게 이용한다. 소의 사태살에 붙어있는 힘줄과 주위 근육 부위를 일컫는다. 우리가 먹는 도가니탕 속의 고기는 대부분 스지라고 보면 맞다. 소 한 마리에서 2kg쯤 나온다고 한다.
`왔다식당`은 부부가 사이 좋게 운영한다. 남편은 홀과 계산대를 맡고, 부인은 주방을 지킨다. 조리는 주인이 이모라고 부르는 분이 하는 듯했다.

`왔다식당`은 부부가 사이 좋게 운영한다. 남편은 홀과 계산대를 맡고, 부인은 주방을 지킨다. 조리는 주인이 이모라고 부르는 분이 하는 듯했다.

 메뉴 선택을 숙고하자 주인은 “젊은 사람들은 김치, 나이 든 사람들은 된장을 많이 먹어요”라고 추세를 알려줬다. 자격지심일까, 김치전골로 마음이 갔다. 8찬이 먼저 상에 차려졌다. 살펴보니 모두 직접 만든 반찬들이다. 잘 익은 김치에 스지가 넉넉히 들어간 전골은 새로운 맛이었다. 쇠고기로 김치찌개를 끓여 먹는 일이 드물어 그럴 것이다. 엄지 마디 만하게 토막 친 대파를 듬뿍 넣은 것도 눈에 띄었다. 맛이 깊고 진한 찌개였다. 좋은 배추를 썼는지 찌개 안의 김치는 끓인 다음에도 아삭거렸다. 스지는 잘 삶아 쫄깃하고 부드러웠다. 값에 비해 맛은 훌륭했다. 주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1994년 식당을 개업할 때부터 팔았다고 한다. 역사가 23년이다. 6~7년 전까지도 메뉴가 열 가지도 넘었지만 모든 걸 물리치고 스지만 남았다. 박씨는 한우 정품 스지만 쓴다고 자랑했다.

어느 지상파 방송국에서 출연교섭이 왔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지금 오는 손님도 다 못 받고, 정품만 쓰다 보니 재료 조달도 어려워 방송에 나가면 감당을 할 수 없다”고 이유를 두 번이나 말했다. 된장전골 맛이 못내 궁금해 2인분을 포장(7000원)해 와서 집에서 끓여 먹었다. 내 입에는 김치가 나았다. 좌석 64석.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7시. 매주 일요일 쉰다.
제법 높은 곳이 자리잡은 ‘왔다식당’ 앞에 서면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제법 높은 곳이 자리잡은 ‘왔다식당’ 앞에 서면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왔다식당` 앞 길 건너에서 본 부산항 일대. 부산항대교~감만부두~동명부두(왼쪽부터)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왔다식당` 앞 길 건너에서 본 부산항 일대. 부산항대교~감만부두~동명부두(왼쪽부터)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종가집’ 생선국(부산 출신 맛 칼럼니스트 박상현씨 추천)=부산 사람들에게 서면로터리 ‘영광도서’는 유명하다. 서점 철탑주차장 뒤로 난 골목에 들어서자 왼쪽으로 고풍스런 음식점 입구가 나타났다. 문간에는 아름드리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 한 그루가 반긴다. 1998년 개업했다는 식당은 살림집을 고쳐 쓰는 듯, 들어서자 거실과 몇 칸의 방, 2층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보였다. 자리는 모두 좌식. 주인 김순옥(62) 여사는 처음 보는데도 친근감을 주는 큰집 맏며느리 같은 풍모다.
 
부산 서면로터리 ‘영광도서’ 주차장 뒤 골목에 있는 ‘종가집’의 대표 메뉴인 생선국. 싱싱한 자연산 광어 한 마리를 다 넣었다. 막걸리로 띄운 식초를 몇 방울 떨어트려서 먹으면 국물이 무척 시원하다. 모자반과 미나리가 함께 들어가 바다와 육지 나물의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국에 쓰는 생선은 광어·도다리·참가자미 등 철 따라 바뀐다. 그래서 이름이 생선국이다.

부산 서면로터리 ‘영광도서’ 주차장 뒤 골목에 있는 ‘종가집’의 대표 메뉴인 생선국. 싱싱한 자연산 광어 한 마리를 다 넣었다. 막걸리로 띄운 식초를 몇 방울 떨어트려서 먹으면 국물이 무척 시원하다. 모자반과 미나리가 함께 들어가 바다와 육지 나물의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국에 쓰는 생선은 광어·도다리·참가자미 등 철 따라 바뀐다. 그래서 이름이 생선국이다.

생선국과 갈치구이를 하나씩 주문한 ‘종가집’ 상차림. 12찬과 된장찌개가 올랐다.

생선국과 갈치구이를 하나씩 주문한 ‘종가집’ 상차림. 12찬과 된장찌개가 올랐다.

어른 손바닥만큼 두툼한 갈치구이. 생선국에는 밀리는 맛이었다.

어른 손바닥만큼 두툼한 갈치구이. 생선국에는 밀리는 맛이었다.

대표메뉴는 ‘생선국(1만2000원)’이다. 다른 곳에서 만나기 힘든 이름이다. 이 날은 두 토막 낸 자연산 광어 한 마리를 넣고 끓인 맑은 국이 나왔다. 세월을 머금은 양은냄비에는 모자반과 미나리, 매운 생고추와 대파 몇 조각이 더 들어가 있었다. 주인은 식초를 몇 방울 떨어트려 먹으면 더 맛있다고 알려줬다. 직접 띄운 막걸리식초라고 한다. 첫 술을 뜨고 내심 놀랐다. 국물이 정말 시원하다. 싱싱한 생선만이 낼 수 있는 시원함이다. 수저로 살을 떠 먹으니 입안에서 종적 없이 사라진다. 모자반이 바다의 향을 더하고, 미나리는 성큼 다가온 봄 향기를 전한다. 고추의 칼칼함도 추임새로 제격이다. 함께 주문한 두툼한 갈치구이가 억울하게도, 맛이 별로 없다고 느껴졌다. 별도로 육수를 내지도 않는다고 한다. 싱싱한 생선 살과 뼈에서 단맛을 이끌어내는 솜씨가 비법이라면 비법이겠다. 철 따라 광어·도다리·참가자미 같은 생선을 바꿔가며 맑은 국으로 끓여낸다. 그러니 ‘생선국’이라는 이름이 가장 어울리겠다. 나는 식후감을 이렇게 메모했다. ‘소금기 뺀 용궁조미료 농축액을 넣고 끓인 국.’ 서울 가면 자꾸 그리워할 게 미리 걱정됐다. 먼저 차려진 11찬도 존재의 이유를 스스로 입증했다.

술 마신 속 다스리는 맞춤한 음식이지만 낮 12시 전에는 먹을 수 없다. 오후 10시까지 영업. 일요일엔 쉰다.
 
골목 안에 있는 ‘종가집’ 입구에는 아름들이 히말라야시다가 지키고 있다. 오래된 살림집을 개조해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어 좌석은 모두 좌식이다.

골목 안에 있는 ‘종가집’ 입구에는 아름들이 히말라야시다가 지키고 있다. 오래된 살림집을 개조해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어 좌석은 모두 좌식이다.

'남포식당' 복수육과 복국(맛 칼럼니스트 박상현씨 추천)=지난해 1월 8일 이후 13개월 만에 찾아간 명포(名鋪)다. 주인 박옥순(80) 여사의 기력이 그때만 못한 듯 보여 안타까웠다. 부산 공동어시장 사조빌딩 맞은편에 있는 복국 전문점이다. 이 집 복국은 서울에도 알려진 유명한 복국들과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맑은 국물에 익숙한 사람에겐 낯설 만큼 반투명하게 뿌옇고 간장빛이 돈다. 부산 사람들은 ‘자갈치식’이라고 분류한다. 박 여사가 1983년 개업해 예나 지금이나 혼자서 34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끓는 국물로 미나리를 토렴하는 ‘남포식당’ 주인 팔순의 박옥순 여사. 국물 색이 다른 집과 다르다. 토렴한 미나리는 끓이는 것과 다르게 씹히는 질감이 무척 아삭하고 향도 더 좋다.

끓는 국물로 미나리를 토렴하는 ‘남포식당’ 주인 팔순의 박옥순 여사. 국물 색이 다른 집과 다르다. 토렴한 미나리는 끓이는 것과 다르게 씹히는 질감이 무척 아삭하고 향도 더 좋다.

복수육을 삶기도 하고 복국이 되기도 하는 국물. 은복과 멸치로 국물을 뽑고 간장으로 간을 해 다른 집 복국과 색과 맛이 다르다.

복수육을 삶기도 하고 복국이 되기도 하는 국물. 은복과 멸치로 국물을 뽑고 간장으로 간을 해 다른 집 복국과 색과 맛이 다르다.

시장 근처 아주 허름한 음식점인데 들어가며 보니 지난해 못 본 ‘블루리본 서베이’ 스티커(2016년)가 문에 붙어있다. 안에 들어가니 하나 더(2015년) 있다. 리본 하나짜리다 ‘시간을 내어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추천한다는 뜻이다. 박 여사와 말문을 트려고 스티커에 대해 아는 체를 했다. 답이 당황스러웠다. “모르겠어요, 뭔지. 애들이 어디서 사왔는지 붙여놨더라고요.”
`남포식당` 출입문과 실내 벽에 붙어있는 ‘블루리본 서베이’ 수록 인증 스티커(2015, 2016년). 믿을만한 곳에서 맛있는 집으로 인정한 표시이니 자랑스러울 텐데 주인 박옥순 여사는 “모르겠어요, 뭔지. 애들이 어디서 사왔는지 붙여놨더라고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남포식당` 출입문과 실내 벽에 붙어있는 ‘블루리본 서베이’ 수록 인증 스티커(2015, 2016년). 믿을만한 곳에서 맛있는 집으로 인정한 표시이니 자랑스러울 텐데 주인 박옥순 여사는 “모르겠어요, 뭔지. 애들이 어디서 사왔는지 붙여놨더라고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블루리본 서베이’는 신망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다. 회원 서베이를 통해 전국 맛집을 추천 받고, 미식가 기사단이 2차 분석을 해 선정한다. 뽑힌 음식점은 매년 발행되는 책과 홈페이지에 수록하고, 그 사실을 인증하는 스티커를 음식점에 붙여준다. 음식점으로서는 자랑스러운 일이다.

 최불암씨가 출연하는 음식다큐 프로그램도 촬영을 왔었다고 한다. 박 여사는 와서 먹는 건 말릴 수 없지만 본인은 절대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단다. “그런 거 싫어요. 그 양반 먹는 장면만 찍어 갔어요. 그 분은 테레비에서 본 거 하고 똑같이 그렇습디다. 작업복 비슷한 거 입고 와서 그래 하고 갔어요.” 남 얘기 하듯 말하더니 얼굴에 웃음기가 설핏 스쳤다.
바로 삶아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남포식당’의 복수육. 테이블 바로 앞, 칸막이도 없는 주방에서 육수에 바로 삶아 준다. 사철 밀복을 쓰는데 80세 여주인이 만든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바로 삶아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남포식당’의 복수육. 테이블 바로 앞, 칸막이도 없는 주방에서 육수에 바로 삶아 준다. 사철 밀복을 쓰는데 80세 여주인이 만든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복어 이레와 껍질 수육. 지난해 1월 8일에 먹은 사진이다. 수육을 많이 주문하거나 가는 날 운이 좋아야 맛볼 수 있다. 이번에 갔을 때는 둘이 가서 적은 양을 시켜서 그랬는지 저녁이라 떨어졌는지 구경을 못했다.

복어 이레와 껍질 수육. 지난해 1월 8일에 먹은 사진이다. 수육을 많이 주문하거나 가는 날 운이 좋아야 맛볼 수 있다. 이번에 갔을 때는 둘이 가서 적은 양을 시켜서 그랬는지 저녁이라 떨어졌는지 구경을 못했다.

이 집에 가면 막회(1만·2만·3만원)와 복국(1만2000원) 또는 복수육(4만·5만·6만)에 소주가 기본 주문이다. 막회는 어시장이 가까우니 철 따라 좋은 생선을 채 썰어 낸다. 미나리와 무 채, 박 여사가 빚은 초고추장이 따라 나온다. 다진 마늘과 다져 갠 매운 양념도 넉넉하게 따로 담아 준다. 새벽 6시부터 노구를 이끌고 직접 시장을 봐서 만든 반찬 7가지도 깔린다. 수육을 시키면 국물을 앞앞이 한 그릇씩 주니 밥 말아 먹으면 식사도 된다. 상이 차려지면 술 생각 절로 난다. 한 술 뜨면 술이 절로 들어간다.
복수육·복국과 7가지 반찬이 함께 차려진 한 상. 수육을 시키면 국도 앞앞이 한 그릇씩 준다.

복수육·복국과 7가지 반찬이 함께 차려진 한 상. 수육을 시키면 국도 앞앞이 한 그릇씩 준다.

복국을 반쯤 먹다가 매운 양념을 풀면 맛이 새롭다.

복국을 반쯤 먹다가 매운 양념을 풀면 맛이 새롭다.

주문을 하면 박 여사는 준비한 육수를 끓인다. 복어 대가리와 멸치로 뽑은 진한 국물에 국간장으로 간을 했다. 빛깔과 맛이 짐작될 것이다. 국그릇에는 다듬어 자른 미나리를 적당량 담아 둔다. 육수가 끓으면 손질해둔 밀복 토막을 익힌다. 종류가 같은 복어라면 익히는 시간이 맛을 결정한다. 30년 넘는 세월 본능처럼 몸에 밴 동작으로 때를 맞춘다. 복어가 익는 동안 미나리 담아둔 국그릇에 끓는 국물을 담았다 쏟아내는 토렴을 두 차례 한다. 토렴을 하니 미나리가 겉만 살짝 익어 끓였을 때보다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이 경쾌하고 향도 더 살아있다. 국물은 가공하지 않은 원석처럼 투박하지만 원재료의 기운이 꿈틀대는 맛이다. 서울 입맛에는 좀 짭조름한데, 식어도 비리지 않고 그 맛이다.
`남포식당`의 기본 상차림. 새벽 6시부터 80세 여주인이 시장을 봐서 직접 만든 7가지 반찬과 수제 초고추장(복수육용), 다진 마늘과 다진 매운 양념(복국용)이 차려진다.

`남포식당`의 기본 상차림. 새벽 6시부터 80세 여주인이 시장을 봐서 직접 만든 7가지 반찬과 수제 초고추장(복수육용), 다진 마늘과 다진 매운 양념(복국용)이 차려진다.

복국은 수육과 국물을 한 그릇에, 수육을 주문하면 각기 다른 그릇에 담아 낸다. 가는 날 운이 좋으면 복어 이리(물고기 수컷 배 속에 있는 흰 정액 덩어리)도 한 접시 먹을 수 있다. 복어를 찍어 먹는 양념은 초고추장뿐이다. 복은 사철 밀복을 쓴다. 박 여사는 “밀복은 양식이 안 돼 모두 자연산이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복”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엔 나지 않아 냉동 밀복을 쓴다고 한다. 참복이나 까치복을 원하면 예약해야 한다. 갔던 날 저녁엔 운수가 잘 맞질 않았다. 이리는 떨어졌고, 막회는 어시장에 물건이 안 나와 준비하지 못했단다. 음력 1월에는 어선들이 조업을 많이 하지 않아서 막회 재료 없는 날이 잦다고 한다.
`남포식당` 음식의 두 기둥은 복과 막회다. 막회는 시장 사정에 따라 내용이 바뀐다. 사진은 지난해 1월 8일에 갔을 때 차림이다. 학꽁치와 한치 막회는 미나리와 무 채, 생미역, 수제 초고추장 등을 곁들여 먹는다. 이번에 갔을 때는 막회가 없었다. 음력 1월에는 조업하는 어선이 많지 않아 재료를 못 구하는 날이 많다고 한다.

`남포식당` 음식의 두 기둥은 복과 막회다. 막회는 시장 사정에 따라 내용이 바뀐다. 사진은 지난해 1월 8일에 갔을 때 차림이다. 학꽁치와 한치 막회는 미나리와 무 채, 생미역, 수제 초고추장 등을 곁들여 먹는다. 이번에 갔을 때는 막회가 없었다. 음력 1월에는 조업하는 어선이 많지 않아 재료를 못 구하는 날이 많다고 한다.

학꽁치와 한치를 세로로 길게 채 썬 ‘남포식당’ 막회. 복을 조리하는 동안 반주하기에 맞춤한 안주다.

학꽁치와 한치를 세로로 길게 채 썬 ‘남포식당’ 막회. 복을 조리하는 동안 반주하기에 맞춤한 안주다.

부산 공동어시장 사조빌딩 길 건너 ‘남포식당’은 외관은 허름하지만 부산의 미식가들이 손꼽는 복국 집이다.

부산 공동어시장 사조빌딩 길 건너 ‘남포식당’은 외관은 허름하지만 부산의 미식가들이 손꼽는 복국 집이다.

작은 주방 포함해 15평(49.5㎡) 넓이에 좌석 32석. 10시부터 문을 열지만 닫는 시간은 대중없다. 예약 않고 가면 초저녁이라도 열려 있다 장담하기 어렵다. 재료가 떨어지거나 손님 발길이 뜸하면 일찍 닫는다. 공식 휴일은 설·추석 연휴 3일씩.

‘비엔씨’ 파이만주(시댁이 부산인 구희령 JTBC 기자)=부산엔 잘하는 빵집이 유난히 많다. 남포식당과 동갑인 비엔씨는 부산 일원에 직영점 9곳을 운영하는 ‘시 지정 명품빵집’이다. 부산역 대합실에도 점포가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파이만주(8개 1상자 1만2000원). 페이스트리 안에 팥 앙금과 호두·밤을 가득 채우고 동그랗게 빚어 노릇하게 구웠다. 골프공 1.5배 정도 크기다. 따뜻할 때 먹으면 바삭하게 부서지는 껍질과 부드럽고 달콤한 속이 어우러져 맛이 감미롭다.
부산시가 지정한 명품빵집 ‘비엔씨’의 인기 상품 파이만주 겹겹의 페이스트리 안에 팥 앙금과 밤·호두를 가득 채워 노릇하게 구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달콤하다.

부산시가 지정한 명품빵집 ‘비엔씨’의 인기 상품 파이만주 겹겹의 페이스트리 안에 팥 앙금과 밤·호두를 가득 채워 노릇하게 구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달콤하다.

이밖에, 시간과 위장의 한계로 찾아가지 못한 페이스북 친구들 추천 맛집은 다음과 같다(위에서 실명을 공개한 2인 이외 10인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박상현=미소아구찜(부산 수영구 수영로665번길 13 삼흥드림월드/전화 051-759-1995) 아귀찜·수육 ※남포식당·종가집과 함께 추천
 ▷구희령=백구당(부산 중구 중앙대로81번길 3/전화 051-465-0109) 부산시 지정 명품빵집 ※비엔씨와 함께 추천
 ▷A(회계사)=백경(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570번길 14/전화 051-556-4221) 고래고기
 ▷B(작가·셰프)=거옥(부산 중구 남포길 38-2/전화 051-242-9060) 고래고기
 ▷C(사진작가)=①원조할매복국(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1/전화 051-742-2789) ②원조전복죽(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8번길 24 팔레드시즈/전화 051-742-4690)
 ▷D(성 전문가)=①부산명물횟집(부산 중구 자갈치해안로 55-1/전화 051-245-7617) 선어회 백밥. 70년 전통 ②김해식당(부산 중구 자갈치로 51-2/전화 051-255-8242) 생아귀수육, 아귀찜, 아귀탕.
 ▷E(부산의 페이스북 친구)=①만수스시(부산 진구 범일로142번길 63/전화 051-633-5240) 초밥·회. 생활의 달인 맛집 ②신작로연탄구이(부산 강서구 대저로273번길 10/전화 051-972-6321) 삼합(오겹살·산낙지·전복) 연탄불 구이. 장아찌가 일품.
 ▷F(부산대 봉직 경력 중국사 교수)=기와집대구탕(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104번길 46 시원한 대구탕/전화 051-731-5020)
 ▷G(전통주 회사 해외사업팀장)=깃발집(부산 동래구 온천장로7번길 10 혜원빌딩/전화 051-553-4012) 물회·꽃게된장조림
 ▷H(일식 조리장)=수미식당(부산 동구 수정로 5-1/전화 051-467-9509) 계절 해산물 전문. 꼴뚜기회·멸치회무침. 부산 출판·잡지·신문·언론인들이 많이 찾는 노포.
 ▷I(푸드스타일리스트)=네이버 블로그 ‘태바시 제철맛집’(http://blog.naver.com/365bestfood) 중 카테고리 ‘경상남도/부산’
 ▷J(IT회사 대표)=푸키(福記)면가(부산 중구 남포동길 22-2/전화 051-257-3745) 완탕면 등 홍콩요리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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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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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