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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진 보러 갈까? 데이트 코스 된 미술관

사진·디자인 등 감각적인 전시로 젊은 관람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대림미술관. 현재 열리고 있는 ‘닉 나이트 사진전-거침없이, 아름답게’는 패션을 주된 소재로 파격적인 사진과 영상 등을 선보인다. [사진 전민규 기자]

사진·디자인 등 감각적인 전시로 젊은 관람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대림미술관. 현재 열리고 있는 ‘닉 나이트 사진전-거침없이, 아름답게’는 패션을 주된 소재로 파격적인 사진과 영상 등을 선보인다. [사진 전민규 기자]

추위가 제법 매서웠던 지난 12일. ‘닉 나이트 사진전-거침없이, 아름답게’가 열리고 있는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 앞에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진행중인 전시이지만 일요일 오후를 맞아 관람객이 몰리면서 입장 대기줄이 만들어진 것이다. 패션을 예술로 포착한 대담한 사진들이 가득한 전시장에는 이미 관람객 행렬이 한창이다. 대부분 말쑥한 차림의 20~30대 젊은 층이다. 미술관 1층 아트샵 손님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미술관에는 젊음이 북적인다. 감각적인 전시, 새로운 컨셉트의 전시에 사진촬영 등 새로운 관람문화까지 더한 미술관들 얘기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올라퍼 엘리아슨:세상의 모든 가능성’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 ‘무지개 집합’. [사진 각 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의 ‘올라퍼 엘리아슨:세상의 모든 가능성’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 ‘무지개 집합’. [사진 각 미술관]

‘올라퍼 엘리아슨:세상의 모든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도 그렇다. 지난해 9월 개막한 이 전시는 이 미술관의 역대 기획전 가운데 최다 관람객을 기록중이다. 지금까지 다녀간 관람객이 1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우혜수 학예연구실장의 설명처럼 “깊은 철학적 의미와 때로는 수학적 원리를, 혹은 우주론까지 품고 있는” 작품들이란 걸 감안하면 더 놀라운 성적이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그 매력이 곧 와닿는다. 이끼로 가득한 벽을 비롯해 물과 빛으로 자연을, 때로는 우주를 미술관에 불러낸 작품들이 시각을 넘어 오감을 자극한다. 이를 감상하며 젊은 관객들이 가끔 휴대전화를 꺼내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고미술·현대미술 소장품을 선보이는 상설전과 달리 이 기획전은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 조건으로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우 실장은 “요즘 관람객들을 작품을 즐기는 자기만의 감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빛의 아름다움을 좇고, 이끼 냄새를 맡고, 물소리를 듣고, 발걸음은 무지개 빛을 따라 움직이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이미지를 사진에 담기도 하며 작품을 즐긴다”고 전시의 특징과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미술관의 ‘사임당, 그녀의 화원’. [사진 각 미술관]

서울미술관의 ‘사임당, 그녀의 화원’. [사진 각 미술관]

올해로 개관 5주년을 맞는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람객이 부쩍 늘어난 곳이다. 여기에서 최근 선보였던 기획전은 ‘연애의 온도’ 등 대부분 제목부터 친근한 게 특징이다. 현재 진행 중인 기획전 역시 국내외 젊은 작가 20여 명의 사진·회화·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비밀의 화원’이란 쉬운 제목으로 소개한다. 알고보면 같은 이름의 동화에 나오는 화원(花園)과 화가를 뜻하는 화원(畵員)의 이중 의미를 담은 것이다.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재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이런 여러 변화를 시도한 결과, 개관 첫해 5만 명쯤이던 관람객이 지난해에는 15만 명으로 급증했다. 안진영 팀장은 “미술의 대중화, 문턱이 낮은 미술관을 고민했다”며 “미술관 관람이 처음인 젊은 커플들도 많아 전시장 에티켓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안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모든 관람객이 사진촬영을 반기는 건 아니다. 이 미술관은 현재 함께 열리고 있는 ‘사임당, 그녀의 화원전’ 등의 공간은 사진촬영 없이 관람하도록 하고 있다.

미술관에 젊은 관람객이 몰리는 현상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관람료도 작용한 결과다. 이들 미술관의 기획전 관람료는 성인 기준 5000~9000원. 학생 등은 곳에 따라 절반까지 할인이 되곤 한다. 대림미술관의 경우 한 번 티켓을 구입하면 전시기간 내 재입장도 가능하다. 대림미술관은 젊은 관람객 사이에서 진작부터 두터운 명성을 쌓아왔다. 사진을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여러 디자인 전시로 콘텐트를 확장한 데다 2010년 폴 스미스 아트 콜렉션전, 2013년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 등 젊은 감각을 겨냥한 전시를 꾸준히 펼친 결과다. 일찌감치 사진촬영을 허용, 사진을 곁들인 관람후기가 입소문이 된 대표적인 미술관이기도 하다. ‘벽이 없는 미술관’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에 더해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아도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미술관’을 내세운다. 이정원 팀장은 “매달 한 차례 열리는 공연 ‘선데이 라이브’ 등 크고 작은 행사도 꾸준히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디뮤지엄의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사진 각 미술관]

디뮤지엄의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사진 각 미술관]

대림미술관의 자매관 격으로 재작년 말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디뮤지엄 역시 두 차례 전시를 통해 젊은 관람객들 사이에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지난주 이곳에서 새로 시작한 전시는 ‘젊음’을 전면에 내걸었다.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시대, 다양한 젊음을 담아낸 사진작품 등을 선보인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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