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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놈 잘 연구하면 동북공정 같은 논란도 없을 것

“지놈(genome·유전체)에는 역사보다 더 정확한 역사가 들어 있어요. 고대인의 지놈을 잘 연구하면 중국의 동북공정 같은 역사 논란도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죠.”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난치병과 노화를 막는 것이 연구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울산과기원]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난치병과 노화를 막는 것이 연구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울산과기원]

한국인의 뿌리가 ‘혼혈 남방계’라는 과학적 증거를 최근 학계에 최초로 발표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게놈연구소 박종화(50) 교수(생명공학부)는 e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종화 울산과기원 교수
‘동굴인’지놈으로 한국인 뿌리 밝혀
“고대인 지놈 양 적어 분석 애먹어
최종 목표는 2040년 난치병 치료”

그는 지난 2일 영국·독일·러시아 등 국제연구팀과 7700년 전 여성 머리뼈의 지놈을 해독했다. 지놈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염색체에 담긴 유전정보를 말한다. 박 소장은 발표 직후 지놈 기술의 상업화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게놈연구소는 러시아 극동 지방의 ‘악마문(Devil’s gate)’ 동굴에서 발견한 고대인의 뼈에 든 지놈을 2년여 동안 연구했다. 러시아에서 고대인 뼈를 제공하고 독일과 아일랜드 연구팀이 뼈에서 유전자(DNA)를 추출했다. 유니스트 연구소는 주로 지놈을 해독하고 분석하는 일을 했다.
 
연구 결과가 인류 역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한국인이 한반도 주변에서 수렵·채취를 하던 고대인과 베트남에서 중국을 거쳐 올라온 남방계 농경민이 섞여 형성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전자로 인간 이동을 처음 밝힌 카발리 스포자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인이 유럽에서 건너와 남쪽으로 내려온 북방계와 베트남에서 올라온 남방계의 혼혈일 거라고 추측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 북방계 역시 북상한 또 다른 남방계로, 두 남방계가 섞여 한민족이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쓰인 결정적 기술은.
“뼈가 발견된 당시에는 DNA 추출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박물관 저장고에 보관했다. 2010년대 들어 DNA 추출, 지놈 해독,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할 수 있었다.”
어려웠던 점은.
“고대인 지놈의 양이 많지 않아 깊이있는 분석을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목숨 걸고 순수과학 연구를 할 젊은 인력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또 영국팀 연구원이 초기에 북방계와 남방계가 섞였다고 논문을 써 내부 논쟁이 있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북방계를 선남방계라고 보는 것이 맞다.”
서양과 동양의 관점이 다르다는 건가.
“서양에서는 남쪽의 농경민이 북상해 수렵채취인을 정복하는 식의 격렬한 인류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지만 지놈을 비교해보면 동아시아인은 비슷한 유전자를 유지하면서 진화해왔다. 동·서양의 사회·정치적 차이를 고고학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부산에서 태어난 박 소장은 어릴 때 영도구 청학동의 ‘미국인 마을’을 보고 ‘왜 사람의 얼굴이 서로 다르게 생겼나’ 의문을 가졌다. 고교 2학년 때 스포자 교수의 연구를 알고 나서 지놈을 통한 인류 이동 연구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생정보학 박사를 취득하고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을 지냈다. 한국에서는 국가유전체정보센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테라젠 바이오연구소 등을 거쳤다.

박 소장은 앞으로도 고대인 지놈을 분석해 수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한국인의 유전적 성분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체계화할 계획이다. 연구의 최종 목표는 “난치병을 치료하고 노화를 막는 방법을 찾아 인간에게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그는 “2040년쯤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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