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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가 안 팔리네 … 불황의 소비 공식 달라졌다

경기가 가라앉을 수록 화려한 차림새를 선호하는 여성이 늘었다. 쓸 돈은 없고 기분은 처지는 불황기에 색다른 패션이나 화장은 손쉬운 기분 전환 방법이었다. 적은 돈으로 눈에 확 띄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미니스커트·하이힐·레드립스틱은 ‘불황의 아이템’으로 꼽혔다.

하이힐, 빨간 립스틱도 매출 저조
경기 부진 때 뜨는 3대 상품 변화

롱스커트, 로퍼, 색깔 옅은 립스틱
인터넷몰서 불황 속 판매량 급증

그런데 장기화하는 불황에 이 공식도 깨졌다. 요즘 미니스커트 대신 롱스커트, 하이힐 대신 굽이 낮은 로퍼, 레드 립스틱 대신 입술에 가까운 색인 MLBB(My Lip But Better) 립스틱이 잘 팔린다. 황지은 G마켓 트렌드 의류팀장은 “잠깐의 불황기에 기분 전환을 위해 했던 소비가 장기 불황으로 마치 불황이 일상화 되자 무의미해지며 되레 정반대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8일 기준)간 롱스커트 판매량은 전달보다 40% 늘었지만 미니스커트는 20% 줄었다. 롱원피스도 잘 팔린다. 최근 한달간 롱원피스 판매량은 전달 대비 158% 늘었고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75% 증가했다.
미니스커트와 단짝으로 꼽혔던 하이힐도 풀이 죽었다. 최근 한 달간 하이힐 판매량은 전달 대비 3%,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줄었다. 반면 로퍼 판매량은 각각 22%, 102% 증가했다. 롯데홈쇼핑은 한 달간 TV홈쇼핑에서 로퍼 3개 상품을 팔았지만 하이힐은 전혀 팔지 않았다. 박재홍 롯데홈쇼핑 패션잡화팀장은 “자신감의 상징처럼 인식하던 미니스커트와 하이힐을 벗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멋을 추구하는 분위기”라며 “유행을 타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색상의 상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강렬한 붉은 색상의 립스틱 색은 자연스러운 색상으로 바뀌고 있다. 요즘 나오는 립스틱 신제품의 주요 색상은 ‘말린장미’, ‘연한핑크’, ‘피치’, ‘코럴’이다. 모두 입술과 비슷한 색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전체 립스틱 판매량의 57%가 말린장미 색상이다. 레드는 13%에 불과하다. 마몽드의 대표 상품인 ‘크리미 틴트 컬러밤’도 MLBB색상이 레드보다 3.6배 많이 팔렸다. 이남희 네이처리퍼블릭 이남희 상품기획팀장은 “말린장미 판매량이 레드의 4배일 만큼 압도적으로 잘 팔린다”며 “튀는 색상보다 내 얼굴색에 어울리는 색상을 찾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째 지속되고 있는 장기 불황에 이른바 ‘불황 아이템’에 싫증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불황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색다른 소비를 찾았지만 다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소비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황 팀장 은 “단기 불황에는 화려한 패션이나 화장으로 일시적인 기분전환을 할 수 있지만 이런 효과를 누리기엔 불황기가 너무 길어졌고 자연스레 이런 아이템을 외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아름다운에 대한 인식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섹시함’ 대신 ‘청순함’을 좇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긴 치마나 자연스러운 화장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진중열 서울패션디자이너협동조합 이사는 “TV를 틀면 짙은 화장에 짧은 치마를 입고 섹시함을 내세우는 10대 아이돌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청순함이 오히려 색다르게 느껴지면서 패션 업계에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 만족형 소비가 늘어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수입은 늘지 않고 주거비 증가 등으로 쓸 돈은 줄어들자 유행을 따르기보다 내 취향이나 개성을 담은 제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최훈학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마케팅팀장은 “여윳돈이 줄어들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어느때보다 부각되고 있고 이른바 ‘허튼 돈’은 쓰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어 “어쩌다 한번씩 쓰는 유행 상품에 대한 지출을 줄여 한번씩 고가의 상품이나 식당처럼 고급스러운 소비를 하려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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