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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큐! 반도체 호황 … 낙수효과에 웃는 기업들

1986년 설립된 솔브레인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요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눈부신 실적으로 함께 웃고 있는 기업이다. 반도체 식각액과 증착액 등 각종 전자용품용 화학제품을 제조해 온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액 7170억원(영업이익 1189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매출액 6279억원)에 비해 약 7% 증가한 것이다.

솔브레인의 매출에서 반도체용 식각액의 비중은 2894억원으로 전체 중 약 40%를 차지한다. 올해도 3D 낸드 생산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액은 7697억원(영업이익 1279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의 여러 공정에 필요한 각종 가스를 만드는 원익머트리얼즈도 미소짓는 업체다. 국내에서 반도체 증착용 가스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923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2242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는 차세대 반도체인 3D 낸드는 원통 모양의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들어 진다. 두꺼워진 층과 막에 구멍을 뚫거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공정의 기술적 난이도는 2D에 비해 높다. 올해 삼성전자가 양산하겠다고 밝힌 64단은 그만큼 층마다 써야 하는 소재가 대폭 늘어난다. 3D낸드의 층수가 올라갈수록 재료를 공급하는 업체의 주가가 덩달아 오르는 이유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미세하고 효율적인 회로 만들기를 고민하는 ‘요리사’라면 장비·소재 업체들은 여기에 필요한 요리 도구와 식재료를 대는 납품업체인 셈이다.

4차산업혁명이 예고하고 있는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오면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종류와 수는 더욱 늘어난다. 최근 스마트폰 대용량화로 인해 D램 반도체 업체들의 나노 기술 경쟁이 10나노 수준으로까지 치열해진 것도 소재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재 제품의 경우 공급 부족과 판매가 인상이 예상되면서 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반도체 전공정장비 시장은 지난해 기준 271억 달러(약 31조원)로 3D 낸드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이 시장은 올해 약 6% 성장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3D낸드는 삼성전자가 선도적으로 개척한 영역이라 삼성에 납품하는 국내 장비·소재 업체의 실적이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소재 업체의 경쟁력은 한 국가의 화학산업 인프라, 경험치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 동안은 기술장벽이 높아 북미와 유럽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3D낸드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요즘이 관련 소재 업체로서는 두 번 없을 기회란 얘기다.
현재 반도체 소재 시장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SK다. 세정가스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약 40%)인 SK머티리얼즈을 중심으로 그룹의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액 4614억원(영업이익 15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인수 전년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관련 업체 인수를 모색하는 한편 특수가스 삼불화질소(NF3) 중국 공장 증설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수퍼사이클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 공장에서 1500t을 생산할 예정(현재 약 1000t)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SK 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세정가스는 1만1600t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밖에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를 깎아낸 뒤 씻는데 필요한 세정 용품 관련 업체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과산화수소(H2O2) 등 정밀화학 재료 사업체인 한솔케미칼은 국내에서 과점 지위를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세정 등에도 필요해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부족하다.

반도체 소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업체들의 대대적인 신규라인 증설이 예정돼 있고 공정 미세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탄탄한 기술을 갖고 있는 소재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인수 합병과 합작법인 설립 등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할 것”이라 전망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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