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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저성장 탈출이 유로존 존립에 매우 중요

[SPECIAL REPORT]
중앙SUNDAY·與時齋 공동기획 세계가 묻고 세계가 답하다
經濟展望 불확실성의 시대, 미·중·러·유럽의 전략

유럽-비틀거리는 유로존의 3위 경제대국
지난 9일 런던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런던 로이터=뉴시스]

지난 9일 런던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런던 로이터=뉴시스]

2017년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영국 경제를 주목해야 한다. 유로존의 3위 경제대국 이탈리아는 저성장의 장기화로 경제 규모가 2000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 경제가 2016년(0.9% 성장)에 이어 2017년에도 0.7%의 저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각한 은행 부실 문제가 실물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어서다. 이탈리아는 정부 재정도 취약해 지난해 말 기준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5%에 이른다.

 
이탈리아 경제가 ‘유럽의 병자’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개혁센터(CER)는 유로화 가입 이후 경제 정책의 독립성 상실과 구조개혁 지연에 따른 성장잠재력 약화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편 벨기에 소재 싱크탱크인 CEPS는 저성장의 장기화와 정부재정 악화가 이탈리아의 은행 부실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2900억 유로에 달하는 은행 부실채권 정리와 23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자본 확충 여부가 이탈리아 위기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2016년 영국 경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당초 우려와 달리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경제성장률 2%). 영국은행(BOE)의 금융완화 정책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호조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BOE는 올해 영국 경제를 비교적 낙관하고 있지만 싱크탱크들은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싱크탱크인 NIESR은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내수경기 둔화로 인해 성장률이 1.4%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싱크탱크들은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던 민간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브렉시트 협상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로 기업투자가 저조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수경기 둔화의 트리거가 될 파운드화 약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급격한 물가상승은 실질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가계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다. 이로 인해 영국의 대외수입도 2년 연속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이탈리아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는 일은 이탈리아는 물론 유로존의 존립에 매우 중요하다. 이탈리아는 은행 부실 정리와 더불어 생산적 투자를 확대하고 노동시장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이탈리아만의 노력으로는 위기 극복이 어려우므로 유로존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 CER은 세 가지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이탈리아의 성장 잠재력 확충에 필요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유로존 회원국들은 재정정책에서 긴밀히 상호 협력해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와 재정 여력이 충분한 국가들은 재정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
 
둘째, 이탈리아의 은행 위기 해결을 위해 은행동맹(banking union)을 신속히 완성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의 보유 국채 처리 문제를 합의하고 유로존 차원의 공동예금보증기금을 서둘러 설립해야 한다.
 
셋째, ECB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유로존 경제가 완전 회복할 때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CER은 이탈리아와 유로존 국가들이 협력해 서둘러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반EU 정서가 고조돼 브렉시트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경제는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새로운 경제 관계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앞으로 2년간 진행될 브렉시트 협상이 중요하다. 12개 기본원칙이 제시된 영국 정부의 협상전략(2월 2일 발표)에는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유럽 단일시장은 물론 관세동맹에서도 탈퇴하는 강경한 입장(hard Brexit)이 포함돼 있다. 영국 정부는 EU가 수용하기 힘든 이민 통제와 사법권 독립을 요구하고 있으며, EU 예산 부담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영국과 EU 모두에 경제적 충격이 큰 하드 브렉시트 대신 절충안으로 맞춤형 관세협정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주현 연세대-장 모네 EU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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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