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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상보다 훨씬 많은 HEU … 정보당국 “영변 외 제2 농축시설”

북 핵탄두 60개 만들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이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본지가 확인한 정보 당국의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해 그동안 각종 경로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을 고농축우라늄(HEU) 758㎏, 플루토늄(PU) 54㎏으로 평가했다.

한·미, 평북 방현비행장 인근 추정
HEU, 적은 돈으로 대량생산 가능
600㎡ 공간만 필요해 은폐도 쉬워
“트럼프 정부 잇단 북핵 경고 발언
늘어난 북 핵물질 보유량과 연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투하된 20kt 위력의 핵탄두 1개를 제조하는 데 각각 플루토늄은 4~6㎏, 고농축우라늄은 16~20㎏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미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 당국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보유량을 상향 조정한 배경에는 평안북도 영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 ‘제2의 농축시설’에 대한 정보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05년부터 북한이 영변에서 원심분리기 2000개를 이용한 고농축우라늄 공장을 운영해왔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2010년 미국의 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영변의 고농축우라늄 공장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헤커 박사는 이 시설에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이고 이를 근거로 연간 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이 40㎏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후 한·미 양국에선 북한이 2013~2014년 이 시설을 두 배로 증축했다는 관측이 쏟아졌다. 영변에서만 2014년 이후 연간 8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공장을 매년 풀가동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은 2005년 이후 300~400㎏ 정도를 생산했을 것으로 판단해왔다.

따라서 한·미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보유량을 758㎏으로 적시했다는 의미는 ‘제2의 농축시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핵 전문가들은 미 정부 당국자, 위성 관측사진, 탈북자 증언 등을 토대로 영변 외에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계속 제기해왔다. 지난해 7월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영변 핵단지에서 서쪽으로 45㎞ 떨어진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 장군대산 지하에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북, ICBM 개발 완료 땐 핵무기 실전배치

한국 정보 당국도 제2의 고농축우라늄 생산기지가 있다면 평북 구성의 방현비행장 인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보 당국자는 “제2의 시설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미국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구성 공군 기지에서 미사일 발사를 여러 차례 시도하고 있는 것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전직 당국자는 “영변에 정식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선 사전에 시험용 원심분리기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라는 점도 제2, 제3의 원심분리기 공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t에 이른다. 채굴이 가능한 양만도 400만t 정도다.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충분히 자체 생산이 가능한 여건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농축우라늄은 적은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데다 180평(600㎡) 정도의 공간만 확보하면 원심분리기 1000개를 돌릴 수 있는 공장을 가동할 수 있어 은폐가 쉽다”며 "핵반응을 일으키는 기폭장치도 플루토늄에 비해 단순하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예상보다 많은 핵물질 양을 갖고 있고 핵탄두 제조 능력도 일정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운반장치인 미사일 기술의 신뢰성만 확보하면 조만간 핵무기 실전배치가 가능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나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위협을 최우선 안보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 핵은 임박한 위협(immediate threat)”이라고 정의했다. 트럼프 정부 고위 인사들의 이런 잇따른 경고발언은 양국의 북한 핵물질 재평가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수진·유지혜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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