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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비서실 줄여 내각에 힘 실어라

정치분과 작은 청와대 만들자
25평(83㎡) 아파트의 100배가 넘는 2564평(8476㎡)의 집무 공간에서 3만 개 관직을 임명하는 자리. 검찰 등 사정기관을 수족으로 두고 여당의 오너로서 온갖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는 자리.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대기업을 컨트롤하고 공기업·공공기관의 대표 임명을 마음대로 하는 자리. 정치·행정·외교는 물론 교육·문화·스포츠까지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 바로 현행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정부청사로 출근해 업무 협의, 소통 정치 해야
경제수석 폐지, 경제부총리 책임 행정 강화를

중앙일보·JTBC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정치분과는 이런 제왕적 대통령제의 해소야말로 ‘리셋 코리아’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보고 현행 법체제 안에서 실현 가능한 대통령의 권력 분산 방안을 논의했다. 한마디로 대통령을 ‘리셋’해 ‘작은 청와대’를 구현하는 것이다.

‘리셋 대통령’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각 위에 군림해 온 대통령 비서실의 대폭 축소다. 민정·경제 수석 폐지와 함께 정무수석의 기능은 의회와의 소통에 국한 된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이 총리와 내각, 검찰과 여당에 일방적 지시를 내리기 힘들어진다. 자연히 이들과 긴밀하게 논의하며 국정을 소통형으로 운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수석이 폐지되면 경제부총리를 정점으로 한 경제 부처의 책임 행정이 강화될 수 있다.
청와대를 나와 서울 정부종합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여기 상주하면서 수시로 공무원들과 협의하는 업무 형태가 정착될 것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가 철폐되는 만큼 국무회의가 국정의 핵심기구로 올라선다. 국무회의 주재자인 국무총리 권한도 강화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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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국회와의 관계도 챙겨야 한다. ‘리셋 대통령’은 여당의 공천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여야 의원들과 소통하며 자신이 추진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설득해야 한다. 이로 인해 국회에는 대통령이 머물 공간이 별도로 설치된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도 절실해진다. 국회를 움직이려면 여론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자회견이나 대국민 접촉을 연간 수십 번은 기본으로 해야 한다(박근혜 대통령은 3년10개월 동안 기자회견을 네 번 했다). ‘리셋 대통령’은 일정도 국민에게 매일 보고할 의무를 가진다.

총리가 전날 매시간 어떤 일정을 소화했고, 누구를 어디서 만났는지 등을 공개하는 일본 사례가 준용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은 주말을 제외하면 매일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을 수 없고 극비 사안을 제외하고는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청와대 수석, 장관들과도 잘 만나지 않은 박 대통령식의 업무스타일은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리셋 대통령’은 인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총리에 국한된 국회의 인준 권한이 장차관급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부적절하다고 못 박은 장관 후보들을 거리낌 없이 장관에 임명했지만 ‘리셋 대통령’은 이 경우 국회가 인준할 만한 다른 인사를 지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리셋 코리아 정치분과의 제안을 100% 수용해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켜도 대통령의 힘은 여전히 막강할 수 있다. 장관 이하 주요 공직자에 대한 인사권을 비롯해 대통령으로서 쓸 수 있는 권한이 아직도 많이 남은 데다 사회 전반에 권위주의 문화와 권력에 대한 쏠림 현상이 워낙 뿌리깊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도 개혁이 국민 전반의 의식·문화 개혁과 동반돼야 제왕적 대통령제가 해소될 수 있다.

정치분과장인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교과서에 기술된 대통령은 국가원수나 군 최고통수권자의 지위가 과도하게 부각된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입법자·소통자·설득자의 역할을 최우선으로 친다. 우리도 대통령에 대한 권위주의적 의식을 바꿔야 제왕적 대통령제가 해소될 실질적 기반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김선택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시민들이 정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장기적 기반을 만들어야 대통령 권력 집중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찬호 논설위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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