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오스트리아·노르웨이
16~17세 투표율, 18~24세 웃돌아
“고령화에 노인 환심 정책만 늘어나
청소년부터 선거 참여 습관 기르자”
영국서도 18 → 16세 하향 목소리
2007년부터 16세부터 선거 참여를 허용한 오스트리아가 사례다. 2010년 비엔나 지역선거에서 16~17세 투표율은 64.2%로 나타났다. 같은 젊은 층인 18~20세(56.3%)보다 높았다. 현지 언론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인 추세인 젊은 층의 투표율 하락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젊은 층의 선거 영향력이 작다 보니 정당들이 노령층의 환심을 살 정책을 주로 내놓고 있다. 네덜란드의 ‘50플러스’ 같은 정당은 아예 젊은층을 무시하고 연금생활자 관련 이슈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도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층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미국에서도 볼 수 있다. 25세 이하의 대선 참여율은 1972년 50%에서 2012년 38%로 떨어진 반면 65세 이상은 64%에서 70%로 늘었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국가가 고교 졸업 후 투표를 허용하는데 대학 진학이나 취업으로 거주지 이전이 많아 투표에 관심을 두기 쉽지 않다”며 “16세로 낮추면 고향을 떠나기 전에 미리 가정과 학교 교육을 통해 선거에 참여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국의 경우 19세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거주지를 옮기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18~30세에 평균 네 번 이사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이 인터넷을 통한 ‘가짜 뉴스(fake news)’에 노출되기 쉽고 이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도 우려할 만한 점이다. 이 때문에 선거 연령을 낮춰 선거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마르쿠스 바그너 오스트리아 비엔나대(사회과학) 교수는 “16~17세의 정치적 인식 수준은 성인과 큰 차이가 없다. 선거 연령을 낮출 때의 장단점을 따지는 정치인들과는 별개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스트리아에서는 학교 교육을 통해 꾸준히 투표와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고, 젊은이들도 투표할 때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의미를 깨닫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정당들이 선거 때 중장년층보다 젊은 층을 위한 공약을 많이 내놓고 있진 않지만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이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현재의 젊은이들은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야 하고 고령층을 위한 연금과 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이런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을 미숙하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일찍부터 투표에 참여시켜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