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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기업가정신 회복이 4차혁명 밑거름

김기현 울산 시장

김기현
울산 시장

4차 산업혁명 물결의 실체를 보고 싶어 지난달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에 다녀왔다. CES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술(IT) 전시회로 불린다. 언론은 올해 CES의 키워드로 AI·로봇·중국·스타트업을 꼽았다. 현장에서 보니 그 분석이 틀리지 않았다.

출발할 때는 그저 조선산업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울산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직접 본 CES는 그 이상이었다. ‘폴디메이트’라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걸면 자동으로 빨래를 접어주는 로봇을 선보였는데 이 기계가 친숙하게 느껴질 만큼 다양한 미래기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150여개국에서 온 기업의 부스를 다니며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IT 강국임을 자부하던 한국기업이 많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격과 시샘의 마음을 억누르며 세상을 바꾸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힘의 근원이 뭘지 생각했다.

CES에 가기 전 들른 실리콘밸리에서부터 고민은 시작됐다. 그곳의 힘과 역동성이 부러웠다. 구성원의 열정은 상상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무릎을 쳤던 것은 실리콘밸리의 문화였다. 그곳의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한국처럼 “돈이 되는가”를 묻지 않았다. 대신 “누구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나”, “얼마나 많이 실패해봤나”를 물었다.

지난달 6일엔 전기차 업체 테슬라 본사에서 필립 로젠버그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을 만나 울산의 많은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 미래형 전기자동차 개발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도 기술의 무한경쟁시대에 낙오하는 것이 아닌지 답답함이 가시지 않았다. 그때 미국 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턴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가나와 한국을 비교하며 두 나라 경제력을 결정한 것은 문화라고 했다.

그렇다. 길은 문화에 있다. 기업인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이 현재 한국 경제의 밑거름이다.미국은 미국의 길이 있고 일본은 일본의 길이 있듯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물론 현실은 만만찮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기업가정신 지수가 29위로 바닥권이다. CES에서 LG와 함께 한국의 체면을 세운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휘말려 특검과 법원의 문턱에서 표류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4000개 이상이고 그 중에는 일자리창출, 신성장동력과 관련한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 특별법 같은 경제 법안도 부지기수다.

지난 청문회에서 한 재벌기업 회장은 “기업에 권력의 요구를 거부하는 용기를 가지라고 하기 전에 기업이 안 해도 되게끔 법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정치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권력이 기업의 팔목을 비트는 퇴행의 문화는 내던져야 한다. 기업가정신의 회복이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업가정신을 회복해 기술의 풍작을 이뤄야 한다. 2018년 CES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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