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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마른 나뭇가지 … 마주 앉아야 울리는 풍금

  
로비 천장에는 흡사 외계생명체처럼 생긴 거대한 조형물이 매달려 스스로 움직인다. 찬찬히 살펴보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검정 비닐에 울긋불긋 장식을 불인 것이다. 외계가 아니라 우리네 소비사회가 낳은 기이한 생명체인 셈이다. 그 아래 한켠에는 풍금이 놓여있다. 혼자가 아니라 관람객 두 사람이 마주 앉아야 소리를 낼 수 있는 풍금이다. 각각 ‘평창비엔날레 2017’ 주제전에 선보인 이병찬 작가, 송규호 작가의 작품이다.
강원도 강릉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3일 개막한 이번 비엔날레, 특히 ‘다섯 개의 달:익명과 미지의 귀환’이란 제목의 주제전은 이처럼 움직이는 작품,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작품이 유독 많다. 독일 작가 닐스 뵐커의 작품(사진)에선 플라스틱 소재로 이뤄진 둥근 형상이 마치 꽃이 벌어지듯 움직이고, 대만 작가 추앙 치웨이의 작품은 마른 나무의 가지가 움직인다. 관람객이 한 사람씩 파이프에 대고 말을 하거나(싱가포르 작가 첸 사이 후아 쿠안), 세 사람이 각자 화면에 나오는 대사를 읽는(독일 작가 아니케 조이스 사딕) 등 참여가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도 여럿이다. 작가의 의도를 고민하기에 앞서 저마다 그 자체로 흥미로운 관람체험을 안겨준다.
전시장 풍경. 위쪽 조형물은 이병찬 작가, 아래 풍금은 송규호 작가 작품이다. [사진 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 ]

전시장 풍경. 위쪽 조형물은 이병찬 작가, 아래 풍금은 송규호 작가 작품이다. [사진 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 ]

김성연 예술감독은 “시민들이 친근하게 미술에 다가갈 수 있게 움직임이 많고 인터랙티브한 작업이 많이 포함됐다”며 “내년에 올림픽과 함께 열릴 문화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전시작은 작가의 유명세를 좇기보다 강원 지역 출신 젊은 작가 등 국내외 공모를 통해 주제와 컨셉트에 맞는 작품을 고른 결과다. 3개층의 전시장 전체를 둘러보면 크게 두 가지 흐름이 드러난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상’을 다양하게 예술로 조명한 작품들과 난민·테러·감시·국경 등 동시대 지구촌 이슈를 다룬 작품들이다. 아쉬운 건 전반적 맥락이다. 곡면과 유리가 많은 공간의 특성 탓인지, 작품 배치와 구성이 다소 산만한 인상을 준다.

평창비엔날레 2017 강릉서 26일까지

평창비엔날레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2013년 시작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는 한여름 평창을 중심으로 열린 반면 이번에는 내년의 올림픽처럼 2월로 시기를 옮겼다. 장소도 올림픽 기간의 평창은 관람객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을 감안, 강릉으로 옮겼다는 게 주최측 설명이다. 마침 전시장 가까운 경포대의 구전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다섯 개의 달’이란 제목은 오륜기와도 겹친다. 정작 내년의 문화행사가 같은 곳에서 열릴 지, 또 이후의 비엔날레가 어떻게 이어질 지 등은 물음표가 많은 상태다. 그래도 확실한 한 가지가 있다. 지금 강릉에 가면 움직이는 미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26일까지. 무료관람.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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