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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앓는 이 아기도 테러리스트냐" 미국 입국 불허돼 지옥과 천당 오간 이란 여아

심장병 수술차 미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됐던 이란 여아 파테메.[사진 출처 오리건보건과학대학 홈페이지]

심장병 수술차 미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됐던 이란 여아 파테메.[사진 출처 오리건보건과학대학 홈페이지]


“재판장이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에게 이 나라 문을 열어 줬다. 나쁜 놈들은 행복하겠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휴가지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저택에서 트위터(@realDonaldTrump)에 쏟아낸 말이다. 전날 시애틀 연방 지방 법원의 제임스 로바트 판사가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 명령에 대한 집행금지 가처분(잠정금지명령) 신청을 받아들인다고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하지만 이 결정으로 ‘나쁜 놈’만 행복해진 것은 아니다. 테러리스트는커녕 생사의 문턱을 오가던 생후 4개월 된 이란 아기도 미국의 열린 문으로 들어오게 됐다.

주인공은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란의 4개월 된 여자아기 파테메. 파테메는 원래 지난 5일 오리건주 오리건보건과학대학(OHSU)에서 심장 수술을 받기로 돼 있었다. 이란 내 병원에선 딸의 병을 치료할 수 없다고 본 파테메의 부모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살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삼촌의 도움을 받아 수술 날짜를 잡았다.

90일 미국 방문 비자를 받아 지난달 27일 테헤란을 출발한 파테메와 그 부모는 경유지인 두바이까지 갔지만 거기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란 등 이슬람권 7개국 국민에 대해 90일간 입국을 금지한 트럼프발 행정명령 때문에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없다는 통보였다. “어떻게 예약한 수술 날짜인데….” 망연자실해진 부모는 숨이 헐떡이는 파테메를 품에 안고 이란으로 발길을 돌렸다.

심장병 수술차 미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됐던 이란 여아 파테메.[사진 출처 오리건보건과학대학 홈페이지]

심장병 수술차 미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됐던 이란 여아 파테메.[사진 출처 오리건보건과학대학 홈페이지]

이 사연이 오리건주 지역 언론 등에 소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민주당 소속 수잔 보나미치(오리건주) 하원의원은 3일 의회에 파테메 사진을 들고 나가 “이 아이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아이를 입국시키지 않는다고 미국이 얼마나 더 안전해지는가”라며 행정명령이 “비윤리적고 반인도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 밤 늦게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비상조치(emergency procedure)’ 일환으로 파테메의 뉴욕 방문을 허가했다. 맨해튼 인근 병원에서 무료 수술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4일 시애틀 연방지법 판결에 따라 파테메 가족의 정상적인 미국 입국이 가능해졌다. 이들 가족의 변호인 측은 이들이 곧 아부다비를 경유해서 애초에 수술을 예정했던 OHSU 병원으로 오게 될 거라고 밝혔다.

파테메 외에도 7개국 출신 어린이 환자 여러 명이 미국에 입국하지 못해 치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 법무부는 로바트 판사의 판결에 불복해 4일 즉각 항소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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