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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김원홍 보위상 전격 해임 “이설주 가족 내사로 괘씸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이설주 가족에 대한 내사까지 진행할 정도로 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김원홍(사진) 국가보위상을 전격 해임했다. 김원홍은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국가보위성(옛 국가안전보위부) 수장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김원홍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별 넷)에서 소장(별 하나)으로 강등된 후 해임됐다”고 말했다.

김원홍의 해임에 핵심 역할은 한 것은 정 대변인 브리핑대로 노동당 조직지도부였다. 조연준 제1부부장과 조용원 부부장이 이끄는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김정은을 막후에서 보좌하는 ‘당 속의 당’으로 불린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도 지난달 17일 바른정당 초청간담회에서 북한의 비선(秘線) 실세로 조직지도부와 조연준·조용원을 지목했다. 조연준은 조직지도부에서 오래 기반을 다져 왔으며, 조용원은 지난해 5월 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에게 귓속말로 보고하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로 핵심 측근으로 부상한 인물이다.

조직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내세운 김원홍 조사의 이유는 월권과 부정부패라고 한다. 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원홍의 처벌 배경은 표면적으로는 보위성이 자행했던 고문 등 인권 유린과 월권 및 부정부패”라고 말했다. 조직지도부와 보위성 간의 권력 다툼에서 김원홍이 패한 결과로 좌천됐을 가능성에 대해선 “여러 추측 중의 하나”라고만 했다.

하지만 김원홍이 보위상으로 ‘정보 정치’를 과도하게 한 것이 해임과 강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김원홍의 좌천 가능성을 처음 제기했던 탈북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통화에서 “김원홍이 (김정은 부인) 이설주 가족에 대한 내사까지 진행하면서 김정은의 분노를 샀다”며 “장성택이 지휘하던 무역회사를 넘겨받아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도 해임의 원인이라는 소문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홍은 김정은의 통치기반을 다지기 위한 공포정치의 일환인 고위 간부의 숙청·처형에 깊이 관여해 왔다. 2013년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을 주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원홍에게 악역을 맡긴 뒤 공포정치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김원홍을 표적 삼아 토사구팽했다는 게 정부의 해석이다.

김원홍의 직계 부하들도 처형되거나 해임됐다. 정부 관계자는 “(조직지도부) 조사 과정에서 보위성 부상을 비롯한 다수의 간부가 처형됐다고 파악됐다”며 “이들은 김원홍의 직속 부하”라고 말했다. 김원홍의 처형 여부에 대해선 “앞으로 조사 상황을 봐야 한다”고만 했다. 정부는 김원홍의 좌천이 역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정 대변인은 “핵심 측근인 김원홍의 해임으로 간부층의 동요는 심화되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도 약화되는 등 체제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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