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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피의자 명시는 위헌” “압수수색 방해 처벌 검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일 이달 28일까지 유효한 압수수색 영장으로 청와대를 압박했다. 28일은 특검팀의 1차 수사기간이 끝나는 날이다. 통상 검찰이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때는 유효기간을 7일로 적는다. 하지만 특검팀은 네 배에 가까운 기간을 요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영장에 기재된 압수수색 대상에 대통령 비서실장실, 정무·민정·경제·정책조정·교육문화수석실, 부속비서관실, 경호실, 의무실 등이 포함됐다. 특검팀은 이날 청와대에 자료 임의제출을 요구하지 않고 철수했다.
 
“압수수색 불가피하다”는 특검
양재식 특검보, 어방용 수사지원단장, 박충근 특검보(왼쪽부터)가 3일 오전 청와대 압수수색을 위해 연풍문 쪽으로 가고 있다. [사진 김성룡 기자]

양재식 특검보, 어방용 수사지원단장, 박충근 특검보(왼쪽부터)가 3일 오전 청와대 압수수색을 위해 연풍문 쪽으로 가고 있다. [사진 김성룡 기자]

수사팀은 영장 청구서에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기된 혐의를 적었다. 압수수색 시도에는 박영수 특검을 제외한 특검 지휘부가 모두 참여했다. 박충근·이용복·양재식 특검보는 청와대로 가 ‘5시간 대치전’을 직접 이끌었고 이규철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를 압박했다.

최순실씨나 박 대통령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청와대에서 관련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특검팀의 입장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증거 조작이나 인멸이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압수수색을 막은 청와대 관계자를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겠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절대 안 된다”는 청와대
청와대 측은 압수수색 대상이 광범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청와대 곳곳에 군사 또는 보안과 관련된 시설이 있다는 점과 맞물려 있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검찰이나 경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불가 사유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은 청와대를 수색하려고 했으나 청와대가 허용하지 않아 수사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고 물러섰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특검팀이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해 영장 집행 장소와 대상을 최소화했다고 주장했으나 제시한 영장이 무려 10개다. 행정요원 근무지, 차량, 컴퓨터, 전산자료까지 범위에 들어 있다”면서 “특검팀이 얘기한 제한적 수색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측은 또 특검팀이 압수수색 영장에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시한 점도 문제 삼았다.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법에 따라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게 우리의 방침이다. 왜 압수수색을 이토록 고집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엇갈리는 전문가 의견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이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를 고려한 상태에서 영장을 내준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명백한 사법권 침해다”고 말했다. 형소법 110조와 111조에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와 공무상 비밀이 있는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은 제한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차장검사는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할 때도 군사비밀 등이 섞여 들어가는지를 같이 보면서 진행한다”며 “청와대 전체를 압수수색하겠다는 것이 아님에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대의 입장도 꽤 있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변호사 노모씨는 “청와대가 승낙해 주지 않는 이상 압수수색은 안 된다는 게 형사소송법의 입법취지다. 전례가 없는 일인데 특검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압수수색을 고집하며 여론 몰이식 수사를 하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관여할 일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한 논란도 있다. 임지봉 교수는 “대통령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황 권한대행에게 청와대에 대한 지휘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측은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를 관장하는 역할은 맡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글=현일훈·김나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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