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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으로] 강일원 ‘사이다 질문’ 이정미 ‘그물망 추궁’ 서기석 ‘간결한 발언’

탄핵심판 심리 중인 헌재 재판관 스타일
“누차 말씀드리지만 이 사건은 형사재판이 아닌 탄핵심판입니다. 여기서 다른 재판 얘기하지 마세요.”(강일원 주심 재판관)

“다시 확인합니다. 위증 문제와 직결되니까 ‘맞습니다, 아닙니다’ 이야기하세요.”(이정미 헌재소장 대행)

“법정에서는 사생활이라서 밝히지 못한다고 거부할 수 없습니다.(최순실씨를 소개한 사람이) 누굽니까?” (이진성 재판관)

“증인(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6시간30분째 증언 중입니다. (많이 지쳤을 것 같은데) 이제 그만하시죠.”(박한철 전 헌재소장)
 
※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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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하고, 묵직하고, 직설적이다. 때론 인간미 넘치는 말 한마디가 툭 던져질 때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재판의 풍경이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10차례의 변론에서 헌법재판관들은 9가지 개성을 보여주며 재판을 진행했다. 이들의 말에는 30년 넘는 법조인의 내공과 핵심으로 치닫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재판은 시작 5분여만 방송 카메라에 공개된다. 그 이후 대심판정에는 150명 안팎의 사람이 남는다. 헌법재판관,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소추위원단, 50여 명의 취재진과 40~50명의 방청객이다. 일반인 방청객은 추첨으로 뽑힌다. 재판관들의 발언 대부분은 기자들의 컴퓨터를 통해 세상 밖으로 전해진다. 한마디 한마디를 그대로 받아치다 보면 한 번의 재판에 10만 자가 넘는 ‘대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3차 변론(지난달 10일) 때의 공방은 헌법재판관들과 증인의 빠른 공방을 쫓아가느라 기자들의 손가락에 ‘불이 붙을’ 지경이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2시간여의 신문 내내 “기밀이라 말할 수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의상실’에서 최순실씨의 휴대전화를 자신의 와이셔츠에 닦아줘 화제가 됐던 이 행정관은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비선 관계’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인물이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이 의상비로 준) 돈 봉투는 기밀이 아니고 최순실씨가 (청와대를) 출입한 것은 기밀인가요? 증인, 경호 전공 박사학위 있죠? 증인이 가지고 있는 기밀의 기준을 말씀해 보세요.” 뒤를 이어 이진성 재판관도 “증인이 운전하는 차에 최씨가 타고 간 적 있습니까”라고 추궁했다. 하지만 이 행정관은 “그런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이정미 재판관이 나서서 결정타를 날렸다. “증인이 보낸 문자를 보면 최씨와 같이 (청와대에) 들어간다는 뜻 아니냐. 위증 문제니깐 ‘맞습니다, 아닙니다’ 이야기해야 한다.” 결국 이 행정관은 “(문자에) 나와 있으니 그런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증언했다.

3명의 재판관은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수명(受命)재판관이다. 수명재판관은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재판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재판관들보다 질문을 많이 한다. 본격적인 변론 시작 전에 진행된 3차례의 준비절차기일(증거 조사·증인 채택 여부를 미리 논의하는 절차)부터 손발을 맞춰 왔다. 재판부는 국회 소추위원단 측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증인 신문을 지켜본 뒤 보충 신문을 이끈다.

첫 질문은 주로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던진다. 지리한 공방 끝에 핵심을 찌르는 질문으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낸다. 증거 조사 절차와 증인 채택 기준이 논란이 됐을 때 “탄핵심판은 헌법재판이다. 청구인(국회) 측이 말한 대로 민사소송 절차대로 할 수도 없고 피청구인(대통령) 측 주장대로 형사소송 만을 따를 수도 없다”는 식으로 교통정리를 한다. 증거 채택 기준에 대한 대통령 측의 문제 제기에는 “변호인이 입회한 검찰 신문조서는 증거로 채택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달 23일 8차 변론에선 대통령 측이 39명의 증인을 신청하자 “좀 더 생각해보시죠. 앞선 증인들이 일관되게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청와대가 주도했다고 하는데 (새로운) 증인들이 나오면 뭐가 달라지느냐”며 심리 지연 의도를 에둘러 꼬집기도 했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으로 소장 권한대행이 된 이정미 재판관은 ‘그물망’ 신문이 특기다. 지난달 10일 3차 변론에서 여성 재판관으로서의 섬세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원단과 사이즈, 디자인은 누가 어떻게 결정하나. 남자가 여자 옷을 정할 순 없지 않느냐.”(이정미 재판관)

“한번 재면 그 치수로 계속 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영선 행정관)

“증인의 신체 사이즈는 늘 똑같나. 살이 찌고 빠지고 하지 않나? 해외 순방인데 한번 사이즈를 재고 계속 쓴다는 것이 납득되나?”(이정미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은 차분하고 묵직한 음성, 논리적인 질문으로 핵심을 치고 들어간다. 지난달 23일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차관이 그의 준엄한 질책을 받았다.

“최(순실)씨를 만나보라고 추천한 인물이 누굽니까. 왜 밝히지 못하나?”(이진성 재판관) “그분의 사생활입니다.”(김 전 차관)

“법정에서는 사생활이라서 밝히지 못한다고 거부할 수 없습니다. 누굽니까?” (이진성 재판관)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입니다.”(김 전 차관)

새로 등장한 이름에 순간 심판정이 술렁였다. 하 교수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다닌 서울 경복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최씨를 알게 됐다. 그는 2015년 정씨의 온라인 강의를 대리 수강하도록 한 혐의(업무방해)로 특검팀의 조사를 받았다. 국회 소추위원단 측의 한 변호사는 “이진성 재판관은 판사 시절에도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진행으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발언 횟수 등으로 보면 김이수·안창호 재판관은 ‘2선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재판관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진 질문을 집중적으로 했다. 지난 10차 변론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안보실 차장을 지낸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상대로 가장 오랜 시간 동안(15분) 문답을 했다. 그는 김 수석이 “대형사고는 모두 대통령 책임이냐. 선진국에선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자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반은 차치하더라도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 나와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대통령이) 관저가 아닌 본관에서 대면 보고를 받았다면 상황 인식은 훨씬 빨랐지 않았겠나?”고 되물었다.

김창종,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은 발언 횟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송곳 질문을 던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각각 발언 횟수가 3차례 이하였다. 헌재 관계자는 “(두 재판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했기 때문에 본인들의 질문이 선입견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해 전략적으로 침묵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많게는 한 주에 세 번까지 변론이 진행 중인 이번 탄핵심판은 신속·공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엄청난 내공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며 “다양한 이력을 가진 재판관들의 경험과 경륜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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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BOX] 헌재 창설 30년…처음엔 11명, 1973년 9인 체제 만들어져
헌법재판소의 역사는 노태우 정부 때인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헌법재판소가 창설되고 조규광 변호사가 초대 헌재소장에 임명됐다. 올해로 서른 살이 됐다. 헌재 창설 논의는 건국헌법 제정 때부터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제가 채택되면서 헌법위원회가 대신 설치됐다. 당시 헌법재판관 격인 헌법위원의 수는 11명이었다. 부통령이 위원장을, 대법관 5명과 국회의원 5명이 헌법위원을 맡았다. 대통령 등에 대한 탄핵심판은 별도의 탄핵재판소가 관할했다.

73년 2월 헌법위원회법이 제정되면서 위원 9인 체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상임위원은 한 명에 불과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당시엔 경제 개발 논리로 대통령에게 많은 권한이 집중되면서 위헌 법률에 대한 제청 자체가 극히 적었고 상임위원을 많이 둘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88년 헌법수호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헌법재판소가 정식 출범했다. 재판관 9인 체제엔 이견이 없었지만 몇 명을 상임재판관으로 둘 것인지에 대해 여야의 의견이 갈려 헌재소장을 포함한 6명은 상임으로, 나머지 3명은 비상임으로 하는 절충안이 마련됐다. 대통령·국회·대법원장이 각기 3명을 지명하도록 삼권 분립의 균형도 맞췄다.

지금의 9인 체제는 91년 헌법재판소법 개정 때 확립됐다. 재판부의 인용 결정 정족수를 결원과 상관없이 6명 이상으로 정한 것은 헌재의 결정에 무게를 더 싣기 위한 것이었다. 장영수 고려대 법대 교수는 “헌재의 결론에 신뢰성과 공정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호진·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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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