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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아들을 꾸짖다(責子)

아들을 꾸짖다(責子)
- 도연명(365~427)

흰 머리는 귀밑을 덮고

살도 더는 실하지 못한데

다섯이나 되는 아들놈들

하나같이 글공부 싫어하네.

서(舒)라는 놈은 벌써 열여섯 살이건만

천하에 둘도 없는 게으름뱅이

선(宣)이란 놈도 곧 열다섯인데

도무지 글읽기엔 관심도 없네.

같은 열세 살 옹(雍)과 단(端)은

여섯과 일곱조차 구별 못 하고

통(通)이란 놈도 아홉 살 다 된 것이

오직 찾는 거라곤 배와 밤뿐이다.

하늘이 준 자식복 이것뿐이니

또다시 술이나 퍼마시노라.




1600년 전의 하소연이 남의 일 같지 않아 빙긋 웃게 된다. 도연명 44세 때의 작품이다. ‘쌀 닷 말 월급에 매여 굽실거릴까 보냐, 고향집에 가서 농사나 지으리.’ 팽택 현령 자리 호기롭게 박찬 게 41세 때이고, 그 사임의 변이 바로 고금에 회자되는 ‘귀거래사(歸去來辭)’다. 그 속에는 마중 나온 어린 아들 손을 잡고 설레며 집 안으로 들어서는 장면까지 있다. 그러나 3년 후의 탄식이 바로 이 시 ‘책자(責子)’, 만만찮은 현실, 특히 내 맘 같지 않은 ‘자녀 교육 문제’에 봉착했던 것이다. 이것 참! 그러나 가만히 덧붙이건대, 도연명 아들이 ‘루저’가 되거나 부자간 의절했다는 얘기는 어디서도 읽지 못했다.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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