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이보다 앞선 1월 9일에는 크기가 15~34m로 더 큰 소행성인 2017AG3이 더 가까운 거리까지 지구에 접근했다가 역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만약 이 소행성의 궤도가 변경돼 지구에 충돌했더라면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소행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분해되면서 유성우가 발생해 생긴 피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다. 당시 1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다쳤다. 6600만 년 전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의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의 멸종을 가져온 것도 소행성의 충돌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글의 슈미트 회장 같은 명망가들이 모여 만든 ‘플라네터리 리소시스’라는 회사는 소행성을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고 있다. 소행성에 묻혀 있는 광물을 채굴하겠다는 아이디어다. 특히 희귀한 광물이 매장된 소행성으로부터 광물을 채굴하면 그 경제적인 가치는 엄청날 수 있다. 위협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소행성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다시 보자는 얘기다.
태양계 경제권을 건설한다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룩셈부르크 같은 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소행성 채굴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하고 그것들이 시장에서 유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위협의 대상을 희망의 대상으로 탈바꿈시켜 놓은 그들의 비전이 부럽다.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