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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의 별 이야기] 소행성: 충돌과 채굴 사이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지난 1월 25일 크기가 4~14m 정도 되는 소행성 2017BX가 지구 근처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아슬아슬하게’라는 말을 쓴 이유는 이 소행성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더 가까운 거리로 지구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달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데 그것과의 거리보다 더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했으니 우주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정말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 꼴이 된다.

이보다 앞선 1월 9일에는 크기가 15~34m로 더 큰 소행성인 2017AG3이 더 가까운 거리까지 지구에 접근했다가 역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만약 이 소행성의 궤도가 변경돼 지구에 충돌했더라면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소행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분해되면서 유성우가 발생해 생긴 피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다. 당시 1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다쳤다. 6600만 년 전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의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의 멸종을 가져온 것도 소행성의 충돌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딥 임팩트’나 ‘아마겟돈’ 같은 영화에서는 핵무기를 장착한 우주선을 소행성으로 보내 파괴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핵이 그 자체로도 불안정하고 여러 개로 나누어진 소행성이 지구에 동시 다발적으로 충돌하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면에서 우선 고려 대상이 아니다. 요즘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방법은 여러 대의 작은 우주선을 소행성에 박아놓는 것이다. 그런 후 우주선의 연료를 원하는 방향으로 분사시켜 소행성 자체의 이동 경로를 바꿔 버리자는 것이다. 우주선에 로봇을 실어 보내 소행성 일부를 파내 질량에 변화를 줘 궤도를 수정하자는 제안도 있다.

구글의 슈미트 회장 같은 명망가들이 모여 만든 ‘플라네터리 리소시스’라는 회사는 소행성을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고 있다. 소행성에 묻혀 있는 광물을 채굴하겠다는 아이디어다. 특히 희귀한 광물이 매장된 소행성으로부터 광물을 채굴하면 그 경제적인 가치는 엄청날 수 있다. 위협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소행성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다시 보자는 얘기다.

태양계 경제권을 건설한다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룩셈부르크 같은 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소행성 채굴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하고 그것들이 시장에서 유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위협의 대상을 희망의 대상으로 탈바꿈시켜 놓은 그들의 비전이 부럽다.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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