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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예술 - 무용] 미래의 예술가를 기대한다면

장인주 무용평론가

장인주
무용평론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차세대 열전 2016!’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개설한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성과 발표회다. 공연예술(연극·무용·음악·오페라)뿐 아니라 문학·시각예술·기획·무대예술 등을 통틀어 만 35세 미만의 유망주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융·복합이 대세인 만큼 장르 간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교육뿐 아니라 협동창작의 기회를 줬다. 한마디로 미래 한국 문화·예술계를 이끌 인재들의 집합소다. 총 104명이 참여했는데 그중 차세대 안무가 10인(공영선·김수진·김영찬·김희중·백장미·손나예·유지영·이세승·주희·허윤경)의 행보를 뒤쫓아 봤다.

이들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4월이었다. 무용수로서 또는 신인 안무가로서 이미 이름을 알린 이들도 있고, 처음 작업을 해 보는 새내기도 있었다. 연구생들은 보다 폭넓은 시각을 얻기 위해 연구 및 작품 분석시간을 가졌고, 7월 중간 발표를 거쳐 최종 발표작 7편이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아카데미는 예술 지원사업의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 줬다. 공연예술계 연구생(총 40명) 1인당 700만원부터 최대 4100만원까지 지원했다. 신진 예술가에게는 적지 않은 액수다. 교육활동·멘토링 등 지속적인 정성을 쏟았다. 1회성 작품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하겠다는 취지가 분명했다.
김영찬의 ‘인 더 비기닝’.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영찬의 ‘인 더 비기닝’.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무리 과정이 훌륭했다고 하더라도 관객은 결과물로 판단한다. 지난해 12월 ‘현대판 굿’을 벌인 공영선의 ‘도깨비가 나타났다’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리듬을 배경으로 대형 마리오네트와 커다란 공을 사이에 둔 6인무가 인상적인 김영찬의 ‘인 더 비기닝(In The Beginning)’이 뒤를 이었다. 공간과 몸의 관계를 연구한 허윤경은 관객 참여형 ‘스페이스-쉽’을 내놓았고, 김수진은 ‘더 센스 오프 셀프(The sense of self)’에서 자기 검열을 소재로 삼았다. ‘아멘’ 대신 ‘아트’를 외치며 창작에 대한 고민을 텍스트로 풀어낸 이세승의 ‘먹지도 말라’는 큰 웃음을 선사했다. 김희중의 ‘지평선 아래 솟구치는 것들’에 이어 11일 손나예의 ‘어디로부터 시작되었나’가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다.

최종 발표작들은 전체적으로 ‘젊다’.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지고, 실험정신도 생생하다. 연구생들이 최선을 다해 질주해 온 만큼 나름 만족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도 없지 않다. 어찌 몇 개월간의 과정만으로 창작의 해법을 찾을 수 있겠는가. 연구생들은 학창 시절 끊임없이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들고를 반복했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해 본 것은 아닐까. 그래서 사회에 나와 이제야 비로소 실험다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든 창작물은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배운다고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혹시 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창작실험을 하고 있는 지도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학생들은 ‘예술적 자아’ 대신 비창의적인 고정관념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새삼 우리의 교육현장을 살펴봤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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