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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괴물 쥐' 뉴트리아, 웅담 성분 많다고 사육까지 해야 하나

 

"하루 종일 100통도 넘는 전화를 받았을 겁니다. 다른 업무를 못 볼 정도였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뉴트리아 민간퇴치반 전홍용(55)씨는"'뉴트리아 잡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 '뉴트리아 담즙을 살 수 없느냐'라는 내용의 전화가 지난달 31일 하루 내내 빗발쳤다"고 말했다.

'잡는 법 가르쳐 달라' 퇴치반에 문의전화 빗발
생태계교란종…승인없이 사육하면 처벌 대상

'괴물 쥐'로 알려진 외래동물 뉴트리아의 담즙(쓸개즙)에서 웅담 성분의 비율이 곰보다 오히려 높다는 사실이 보도된 때문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에 따르면 뉴트리아 20마리의 담즙을 분석한 결과, 뉴트리아 담즙에서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성분 비율이 평균 43.8%로 분석돼 아메리카흑곰 38.8%, 불곰 18.6%, 오소리 4.5%보다 높았다.

연구에 참여한 경상대 연성찬 교수는 "뉴트리아 13~15마리면 곰 한 마리의 UDCA를 얻을 수 있을 정도지만, 기생충 감염 우려가 있어 야생 뉴트리아의 담즙을 함부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웅담 성분은 손상된 간의 회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뉴트리아의 포획이나 사육, 담즙 유통 등에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환경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포획은 장려 사항이지만 사육은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
뉴트리아. [중앙포토]

뉴트리아. [중앙포토]

'괴물 쥐' 뉴트리아에 대한 궁금한 점을 정리했다.
 
이번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연성찬 교수팀이 낙동강환경청에 뉴트리아 연구를 제안했다. 연간 수천 마리씩 포획, 소각되는 뉴트리아를 유용하게 사용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낙동강환경청은 이 연구를 통해 뉴트리아 분포와 확산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뉴트리아는 어떤 생물인가.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칠레 등이 원산지다. 쥐목(目), 뉴트리아과(科) 포유동물로 쥐와 비슷한 생김새이지만 몸길이 43∼63㎝, 꼬리길이 약 22∼42㎝로 훨씬 크다. 임신기간은 2∼3개월이며, 한 번에 5∼10마리 새끼를 낳는다. 하천과 연못, 제방 등지에 구멍을 파고 군집 생활을 한다. 당초 한국에서는 추운 겨울이 있어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굴을 파고 살면서 추운 겨울에도 잘 적응하고 있는 편이다. 1년 내내 새끼를 낳지만 주로 봄과 가을에 많이 번식한다. 현재 뉴트리아는 낙동강 유역의 부산과 경남, 경북 등지로 퍼져 있다. 2013년에는 1만여 마리에 이르렀고, 매년 수천 마리씩 포획한 덕분에 현재는 5000마리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이유는.
"과거 사육 동물로 수입됐다가 방출되면서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농작물과 물고기, 습지 식물 등을 닥치는 대로 먹는데다 번식력이 높아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다."
뉴트리아는 어떻게 포획하나.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뉴트리아가 은신하고 있는 굴을 파서 잡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직육면체 모양의 포획틀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요즘처럼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먹이로 유인해 잡기도 한다. 포획된 뉴트리아는 이산화탄소로 질식시켜 죽인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는 생태계 교란종인 뉴트리아 퇴치를 위해 한 마리 포획하면 2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포획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낙동강환경청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는데, 부산시는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수매하고 있다. 이렇게 포획된 뉴트리아는 소각 처분된다."
뉴트리아의 담즙을 먹어도 되나.
"야생에서 살아가는 뉴트리아의 경우 기생충에 감염된 경우가 많다. 뉴트리아의 담즙을 그대로 섭취했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담즙에서 필요한 성분을 추출·정제해서 먹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뉴트리아를 유통하거나 사육해도 되나.
"뉴트리아는 생태계 교란종이어서 잡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대신 현장에서 곧바로 죽여야 한다. 살아있는 상태로 거래하거나 보관·사육할 수 없다. 위반시 적발되면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다만 사체의 경우는 운반하거나 이용할 수 있다."
웅담 성분이 확인되면서 뉴트리아 포획 보상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나.
"현재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는 한 마리당 2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뉴트리아 담즙에서 웅담성분이 나왔다고 해서 당장 보상금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뉴트리아의 담즙을 팔아서 그 수익금으로 보상금을 올려야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하기에는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 환경부에서도 당장은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민간업체가 나서 담즙을 사들이려 할 지도 의문이다. 현재 웅담 성분은 인공 합성이 가능하다."
앞으로 뉴트리아 사육이 허용될 가능성은.
"환경부에서는 현재 뉴트리아 사육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 리스트에서도 제외돼 있다. 생태계 교란종에서 제외되고, 가축에 포함돼야 사육이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전국에는 1000마리 정도의 곰이 사육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곰은 멸종위기종이어서 함부로 도축할 수도 없다. 태어난지 10년이 넘으면 웅담 채취를 위한 도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웅담 수요도 전체적으로 줄고 있고, 거래되는 웅담 가격도 사육 비용에 못 미치고 있어 사육농가들이 어려워 하는 상황이다."
과거 문제가 됐던 황소개구리가 요즘은 큰 문제가 안 되는데 어떤 이유인가.
 
"과거 생태계 교란종인 황소개구리를 '먹어서 없애자'며 다양한 요리법까지 개발했지만 그 자체로는 실패했다. 대신 자연계에서 새들이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먹어치웠고, 근친 교배로 인해 도태가 되면서 황소개구리 숫자는 크게 줄었다. 강과 호수 생태계를 파괴하는 큰입배스와 블루길도 요리법이 개발됐으나 시민들이 음식으로 선호하지 않은 편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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