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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헌재, 탄핵시계 앞당긴 날 … 음모론 제기한 박 대통령 “최순실 사태 기획된 사건”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의 ‘기획음모론’을 제기했다. 설 연휴 직전인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의 인터뷰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뒤에서 언론에 자료를 주거나 스토리를 만드는 세력이 있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는 인터넷방송 ‘정규재 TV’를 통해 녹화중계됐다. 정 주필은 ‘정규재 TV’를 통해 탄핵 반대운동을 벌여 왔다.

“촛불 시위, 광우병 때와 유사”
최씨는 이날 특검 수사 비판

지난 1일 기자간담회 이후 침묵을 지키던 박 대통령이 24일 만에 전격적으로 특정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탄핵시계’가 빨라질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저는 오늘이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변론 절차이며 다른 한 분의 재판관(이정미 재판관) 역시 3월 13일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두고 있어 그전까지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최근까지만 해도 헌재의 탄핵심리를 지연시키고 특검 수사 진도를 늦추려던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9차 변론 전 39명의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면서 변론 기회를 늘리려는 전략을 구사했으나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이 2월 말~3월 초에 내려질 가능성이 커지자 조직적인 강공으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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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5일 하루에만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헌재 탄핵 심판 보이콧 시사→특검에 나오던 최순실(구속)씨의 특검 수사 정면 비판→박 대통령의 인터넷TV 인터뷰 등이 이어졌다. 이에 더해 박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문화예술계 정부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중앙일보와 소속 기자 3명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탄핵소추위원단에 속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이 3월 초께에는 있을 것이라는 게 기정사실화되고 특검의 수사가 박 대통령을 향해 점점 좁혀지자 상황을 어떻게든 변화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도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를 흔들고 박 대통령을 동정하고 옹호하는 여론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봤다. 

이날 박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가) 그냥 우발적으로 된 건 아니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거듭 음모론을 주장하면서도 기획자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지지층의 결속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했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탄핵 촛불시위에 대해 “(2008년) 광우병 시위와 이번 사태는 둘 다 (시위의)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사태는 거짓말로 쌓아 올린 거대한 산”이라거나 “그동안 추진한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과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이 (탄핵 대열에) 합류한 게 아닌가 본다”는 말도 했다. 촛불집회가 반개혁세력의 시위라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반면 탄핵안 기각을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선 “촛불 시위에 두 배가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들이 참여 하고 있는데 고생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박 대통령 측의 강공 드라이브와 관련,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설 민심을 겨냥해 보수논객을 불러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지지층 결집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직무정지 상태인 대통령으로서 명백히 헌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하·문병주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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