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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논란 부른 서울 지하철 시민공모 시 한 수

서울 지하철 역 스크린도어에 시민 공모로 선정해 게재한 시 한 수에 성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해 시민공모작으로 선정된 '줌 인'이란 시다. 시집 간 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시다.
 키울 땐 몰랐는데 보내고 나니 마치 첫사랑 애인처럼 보고 싶은 마음을 스마트폰으로 딸이 보낸 사진을 소재로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스마트폰에 서툰 노부(老父)가 전화기 속 파일들을 헤집어 딸의 사진을 찾아 보는 내용인데 시집 간 딸이 있는 부모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서울 지하철 역 스크린도어에 게시됐다 시민의 항의로 철거된 시민 공모 당선작.

서울 지하철 역 스크린도어에 게시됐다 시민의 항의로 철거된 시민 공모 당선작.


논쟁은 마지막 행의 '가랑이'란 단어를 두고 벌어졌다.

'미로 같은 폰 속을 헤집고 그 애를 당겨본다. 엄지와 검지 사이 쭈욱 찢어지도록 가랑이를 벌린다'는 표현이다. 스마트폰의 사진이나 글자를 확대할 때 엄지와 검지를 쫙 벌리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에게는 '가랑이'란 표현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한 네티즌이 "딸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 패륜적인 시"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시를 올렸다. 그러자 논란이 벌어졌다. 일부는 "딸을 애인으로 표현한 것과 가랑이란 표현이 성적 대상으로 암시할 의도를 내포한 것"이라며 이 네티즌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시에 나온 '가랑이'는 다리 사이가 아니라 손가락 사이를 뜻한다는 것이다. '가랑이'의 사전적 의미는 '하나의 몸에서 끝이 갈라져 두 갈래로 벌어진 부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다리 사이를 가리키는 단어로 많이 쓰이긴 하나 엄지와 검지 사이를 가랑이로 표현하는 게 어법에 틀린 건 아니다.

작자가 우리말 표현과 운율을 신경 쓰다 보니 일어난 해프닝으로 보인다. 다른 부분에서도 '데면데면', '애면글면' 등 우리말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네티즌의 항의를 접수한 서울시는 이 시를 철거하고 다른 작품으로 대체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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