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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쇼크’ TPP 회원국들 “미국 빠지면 중국과 할 것” 반발

세계 통상 대격변
트럼프 탈퇴 선언한 TPP “미국 빠지면 중국과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면서 세계 무역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TPP 회원국들은 미국 대신 중국 등 다른 대안을 찾겠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빠르게 다가오는 국제 무역질서의 ‘룰 브레이커’ 시대,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예상을 빗나가지는 않았다. 다만 추진 속도가 빨랐다. 관련국들은 충격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한국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천명한 데 이어 바로 이튿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단행한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수차례 밝혀 왔던 공약이지만 그야말로 초스피드로 실행됐다.

세계 무역질서 혼돈 속으로
미, TPP 탈퇴 계획 전격적으로 서명
일본·호주·칠레는 “계속 추진” 밝혀
중국 “지도자 역할할 것” 회심의 미소
매케인 ?TPP 탈퇴는 큰 실수?비판

트럼프의 TPP 탈퇴 선언으로 미국을 제외한 캐나다·멕시코·칠레·페루·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1개 TPP 회원국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단은 트럼프의 결정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호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빠지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다른 거대시장을 TPP에 합류시키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2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호주는 미국을 제외하고라도 TPP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도 호주와 같은 입장이다.

에랄도 무노스 칠레 외교장관도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칠레는 (TPP)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칠레는 3월 TPP 회원국들을 초청하는 자리에 한국과 중국을 부르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일본도 큰 타격을 받았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의 핵심이 바로 TPP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단 한 가지 원칙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전 세계 무역질서가 순식간에 혼돈에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는 24일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노조 리더들과 연쇄 면담에서 “TPP 탈퇴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대단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업들이 외국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제품에 대해서는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며 유세기간에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했다.

NAFTA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이 1994년 발효한 협정이다. 협상국의 단순 통보만으로 재협상이 가능하고 재협상을 시작한 지 180일까지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탈퇴가 가능하다. 23년간 북미 간 무역 관계를 규정해 온 협정이 순식간에 효력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일정 물량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넘어오는 제품에 3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TPP 또한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으로 추진 중이었는데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 캠페인에서 TPP를 “잠재적인 재앙”이라며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TPP 탈퇴를 우려하는 미국 내 시각도 많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TPP 탈퇴는 심각한 실수로, 중국이 경제규칙을 만들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 당장은 TPP 탈퇴가 일자리를 잃은 미국 백인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줄 수 있지만 결국엔 ‘공공의 적’인 중국을 이롭게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의 TPP 탈퇴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장쥔(張軍) 중국 외교부 국제경제국장은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외신기자들에게 “중국의 지도자 역할이 필요하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주의는 스스로를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으로 비유하며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나선 것처럼 미국이 스스로 내놓은 세계 경제의 맏형 자리를 탐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강공을 이어 갈 수 있을까.

무역 전면전보다 ‘딜’ 노린 전략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노리는 것은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룰(rule)’을 만드는 게 아니라 몇몇 시범 케이스를 통해 ‘딜(deal)’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전략이다. 인파이터 같지만 실제로는 철저하게 아웃복싱을 구사할 것이란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각의 무역시장에서 힘의 우위를 지키며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즉 모든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기보다는 눈엣가시 같은 몇몇 수입품에 보란 듯이 관세를 매겨 다른 제조사들이 어쩔 수 없이 따라오게 만드는 전략이다. 이미 자동차회사들을 트위터에서 다그친 끝에 미국 내 투자를 늘리겠다는 화답을 들었고, 이후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가전과 정보기술(IT) 제조업체까지 미국 내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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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더라도 중국과 무역전쟁을 피 터지게 벌일 정도의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고, 지정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은 다음 평화로운 무역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최근 WSJ와 인터뷰에서 “알려진 대로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겠다. 먼저 중국과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점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위안화는 자본의 해외 도피를 막기 위한 중국 외환 당국의 평가절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락 추세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은 지금의 중국이 아니라 ‘과거의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 잘못된 처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임주리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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