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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싸구려 정치 언제까지 …” 민주당도 비판한 ‘대통령 나체’그림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박 대통령 지지자가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된 이구영 작가의 그림 ‘더러운 잠’을 훼손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박 대통령 지지자가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된 이구영 작가의 그림 ‘더러운 잠’을 훼손하고 있다. [뉴시스]

표창원 의원

표창원 의원

24일 국회 의원회관 1층에서 보수단체 회원인 60대 남성이 전시 중인 그림을 집어던졌다. 그가 집어던진 작품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란 그림. 지난 20일부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실 주관으로 열리고 있는 ‘곧, BYE(바이)!展’이란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이었다. 그림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나체로 침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고 최순실씨는 흑인 하녀로 나타나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또 다른 60대 여성은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을 발가벗기느냐”고 말했다.

표창원 주관으로 의원회관 전시
민주당, 당 윤리심판 회부하기로
문재인 “정치엔 품격·절제 중요”
표 “예술가 요청 땐 앞으로도 협조”

보수단체 회원 60대 남성, 그림 훼손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표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고 그림은 자진 철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표 의원은 응하지 않았다. 표 의원과 같은 안전행정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민주당 의원은 “안보·노인·여성이란 우리 당의 아킬레스건 3가지 중에서 2가지(노인·여성)를 표 의원이 건드렸다”며 “선거가 본격화됐으면 표가 왕창 날아갈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이 탄핵심판 및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논란을 야기해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을 일으킨 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예술가들이 해오신 요청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협조를 해드리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잘못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대선에 미칠 악영향 때문에 윤리위 회부 정도는 감수하겠다는 식이었다.

그런 표 의원의 주장은 다양한 비판을 받았다. 문제의 그림은 화가가 그린 것이고, 표 의원은 전시를 도왔다. 같은 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예술 작품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국회라는 (정치적) 공간에 해당 작품을 전시한 행위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국민의당·바른정당 여성 의원들도 들고 일어나 비판 성명을 냈다.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성명 발표 회견에서 “문제는 박 대통령이지 여성 대통령이 아니다”며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박 대통령의 무능과 권력 비리인가, 여성 대통령이라는 것에 대한 비하와 혐오인가”라고 물었다. 한 민주당 여성 의원조차 사석에서 “그림을 널리 알리도록 전시한 표 의원의 행동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폭력”이라며 “왜 그림을 정치화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국회에 전시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마치 김용민의 막말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도 했다. 2012년 4월 총선 당시 민주당 김용민 후보는 미국 라이스 전 국무장관을 겨냥해 ‘강간’ 운운하는 섬찟한 발언을 과거에 한 사실이 드러나 전체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은 김용민 막말 같은 돌출행동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곤 했다.

표 의원은 지난해 11월 말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하는 의원들 명단과 연락처를 인터넷에 공개해 새누리당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최근엔 ‘선출직 공직자 65세 정년 도입’을 주장해 ‘노인 폄훼’ 논란을 불렀다.

표 의원을 영입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까지 이날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본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치인 표창원’이 박 대통령의 나체 그림을 국회에 전시한 이유가 과연 비판과 풍자였을까. 아니면 품격과 절제를 잃은 정치 행위였을까. 기자와 만난 민주당의 한 중진은 “언제까지 무조건 나서서 튀어보겠다고 싸구려 정치를 할 텐가”라고 혀를 찼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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