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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충전소] ‘바다 만리장성’ 쌓는 중국, 5조원 스텔스로 맞선 미국

태평양의 파도가 거세질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들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미국은 또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중 태평양 패권전쟁

중국, 섬과 섬 잇는 3겹 방어선 구축
‘항모 킬러’ 둥펑-21로 타격력 보강

미국, 육해공 전방위 전투 시나리오
유사시 적 방어선 신속 돌파력 갖춰

미국, 저비용·고효율 다중전투 전략
“동맹국에 작전 참여 요구할 수도”

만에 하나 양국이 군사적 대립을 벌일 경우 그 무대는 태평양이 될 전망이다. 태평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내해(內海)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군사력을 키우면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을 놓고 ‘유사시’를 대비한 수 싸움이 한창이다.
도련선은 중국 세력권 표시”=지난해 12월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으로 구성된 중국의 해군전단이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실전훈련을 했다. 랴오닝함은 중국 해군의 미래를 상징한다. 하지만 “당분간 랴오닝함의 군사적 이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미국의 카토연구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해군이 미 해군과 맞서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실을 다지기 전까지 중국의 기본 군사전략은 ‘반(反)접근·지역거부(A2/AD·Anti-Access/Area Denial)’다. 쉽게 풀자면 미국의 군사력이 중국에 근접하는 걸 막는 ‘바다의 만리장성’을 쌓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태평양 섬들을 연결해 가상의 ‘도련선(島鍊線)’을 그었다. 일종의 방어선이다. 당분간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말레이시아)을 마지노선으로 삼은 뒤 장기적으론 제2도련선(일본~괌~인도네시아), 궁극적으론 제3도련선(알류샨 열도~하와이~뉴질랜드)까지 확장하는 게 목표다. 이표규(예비역 해병 중령)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교수는 “도련선은 방어선이자 동시에 중국의 세력권을 표시하는 선”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A2/AD를 위해 두 가지 전력에 집중 투자했다. 하나는 미 해군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눈’, 초지평선(OTH) 장거리 레이더와 해양감시위성 야오간(遙感) 등이다. 중국 신화사는 야오간 발사 목적이 국토자원·농작물 생산량 조사용이라고 보도했지만 영국의 군사분석매체인 제인스그룹은 해양감시위성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축은 태평양의 미군기지와 함대를 공격할 수 있는 ‘주먹’인 정밀타격 미사일이다. 대함탄도미사일(ASBM)인 둥펑(東風·DF)-21D와 DF-26이 대표적 사례다. 두 미사일은 지상의 고정 목표물뿐만 아니라 해상의 이동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어 별명이 ‘항모 킬러’다. DF-26은 사거리가 3000㎞ 이상이다. 서태평양의 미국 군사 요충지인 괌을 공격권 안에 뒀다. 중국은 또 초음속 공대함미사일 잉지(鷹擊·YJ)-12, 함대함·함대지 순항미사일 YJ-18 등을 배치해 펀치력을 키웠다.

이 밖에도 함대에 방공우산을 제공하는 055형 구축함과 소음을 확 줄인 상(商)급(093형) 핵추진 공격잠수함(SSN)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중국 항모전단을 미국에 대적할 정도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한편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4일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41의 실전배치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앞으론 미 육군도 적 함선 공격=미국은 중국이 쫓아오는 상황을 껄끄러워한다. 중국의 군사력이 커질수록 미국이 마음대로 군사행동을 펼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엽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초빙교수는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을 상대로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자유롭게 군사작전을 벌이는 행동의 자유(Freedom of Action)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일찍부터 중국의 A2/AD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2010년 ‘공해전(Air-Sea Battle)’을 내놨다. 미 공군과 해군이 합동으로 ①레이더·인공위성 등 중국의 눈을 공격하는 교란(Disrupt) ②미사일 등 중국의 주먹을 제거하는 파괴(Destroy) ③중국의 해·공군력을 몰아내는 격퇴(Defeat) 등 3단계 군사작전을 펼친다는 개념이다. 공해전은 2015년 ‘국제공역에서의 접근과 기동을 위한 합동개념(JAM-GC·Joint Concept for Access and Maneuver in the Global Commons)’으로 수정됐다. 국제공역(Global Commons)은 공해를 포함한 공역·대기권·우주 등 특정 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을 통칭한다. 이표규 교수는 “공해전은 중국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가정해 확전의 위험성을 키운다는 비판이 있어 이를 보완한 게 JAM-GC”라고 말했다.

JAM-GC는 ①적의 공격이 임박한 경우 사이버전·전자전으로 제압하고 ②적이 선제공격을 하면 일제사격으로 반격하고 ③적 전력이 약해진 뒤 육해공군, 해병대가 합동으로 적 방어선을 돌파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JAM-GC의 수행을 위해 레이저건·스텔스 무기 등 최첨단 전력 개발에 힘썼다. 그러나 이들 무기의 개발을 국방비로만 감당하기가 벅차졌다. 대표적 사례가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이다. 지난해 취역한 이 구축함의 건조비는 44억 달러(약 5조원)다. 당초 32척을 주문하려던 미 해군은 3척 도입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점 때문에 미국은 지난해 ‘다중영역전투(Multi-domain Battle)’ 개념을 도입했다. 육군은 땅에서, 공군은 하늘에서, 해군은 바다에서만 각각 적과 싸우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영역의 적도 상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육군과 해병대의 포병은 지금까지 육상의 목표물만 포격했지만 앞으론 적의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격추하거나 적 함선을 공격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항공산업 전문지인 에비에이션위크의 한국통신원 김민석씨는 “다중영역전투는 값비싼 신무기를 개발하는 대신 재래식 무기에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개조한 뒤 쓰자는 것”이라며 “국방도 저비용·고효율로 운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재엽 교수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적극적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기지를 빌려주는 차원을 넘어 대(對)중국 작전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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