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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컵밥거리 다시 활기 … 늘어난 혼밥족이 살렸다

서울 노량진 컵밥거리의 한 가게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컵밥거리에는 20여 개 점포가 모여 있다. [사진 최정동 기자]

서울 노량진 컵밥거리의 한 가게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컵밥거리에는 20여 개 점포가 모여 있다. [사진 최정동 기자]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박문각남부고시학원 앞 삼거리. 오후 1시가 넘어서자 삼거리 횡단보도가 20대 남녀로 가득 메워졌다. 점심을 먹기 위해 나온 이들은 삼거리에서 사육신공원 방향 보행로를 따라 긴 행렬을 이뤘다. 이곳이 바로 ‘노량진 컵밥거리(이하 컵밥거리)’다.

장사터 옮긴 뒤 한때 매출 반토막
최근 혼자 밥먹기 늘면서 매출 증가
3000원 싼값에 다양한 메뉴도 한몫
공시생에 주변 직장인들 몰려들어
경쟁 조성으로 인근 식당 밥값도 낮춰

컵밥거리엔 6㎡(약 2평) 규모의 노점 20여 개가 성업 중이다. 컵밥가게는 작은 포장마차와 비슷하다. 가게마다 손님 5~6명이 선 채로 컵밥을 먹는다. 일부 가게는 10명 넘게 줄을 선 곳도 있었다. 10년째 컵밥가게를 운영 중인 김인수(54)씨는 “학원 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1시30분, 오후 6시~6시30분에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려는 수험생과 직장인들이 몰린다”고 말했다.
노량진의 명물 컵밥거리가 ‘부활’하고 있다. 부활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기존 컵밥거리가 한 번의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원조’ 컵밥거리는 서울 지하철 노량진역 맞은편 상가 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대형학원이 몰려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노량진 중심가에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컵밥거리는 금세 노량진 명물이 됐다. 하지만 “주변 식당 등에 피해를 준다”는 불만이 터져나왔고 상인들 간의 갈등으로 번졌다. 컵밥가게 주인들은 인근 식당주인, 동작구청 등과 협의를 거쳐 2015년 10월 기존 컵밥거리에서 150m 정도 떨어진 현재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약간 외진 곳이다 보니 처음에는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전 1년여 만에 거리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뜻밖에도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혼밥(혼자 밥먹기)’ 열풍의 덕을 봤다. 장사터가 옮겨지면서 단골들도 발길을 끊는 상황이었는데 역설적으로 한적한 위치가 장점이 됐다. 혼자 먹기엔 더 좋은 환경이 됐기 때문이었다. 간단히 저녁을 때우려는 주변 직장인이 고객층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직장인 곽모씨(32)씨는 “퇴근해서 집에 가면 어차피 혼자 저녁을 해먹어야 하니까 시간도 아낄 겸 컵밥거리에서 한 끼 해결하고 귀가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컵밥거리는 노량진 상권에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상권 전체가 혼밥 열풍에 맞춰 재편되고 있어서다. 24일 동작구청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노량진동에 문을 연 노래방 14곳 중 11곳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코인노래방’이었다.

컵밥가게 간의 치열한 경쟁도 시장에는 활력이 됐다. 20여 개 가게는 컵밥은 물론 와플과 팬케이크, 수제버거 등 주력 상품을 차별화했다. 컵밥도 햄·김치·돼지고기 같은 기본 재료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가게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다르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20여개 가게 대부분 한끼 가격이 3000원 선으로 통일돼 있다. 제품 정보가 모두 공개된 일종의 완전경쟁시장이 조성되면서 가격은 싱글 직장인과 수험생들에게 부담없는 선으로 수렴했다. 컵밥거리가 노량진 일대 식당가의 밥값까지 낮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컵밥거리 인근 식당가 역시 한끼 4000~5000원 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아메리카노 커피는 한 잔에 1000~1500원이면 마실 수 있다. 재수생 정은정(20)씨는 “점심은 거의 컵밥거리에서 해결한다. 맛도 좋고 음식 종류도 다양한데다 가격이 싸서 좋다”고 말했다.

글=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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