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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96%, 농구코트 우리독존

여자농구 단일 시즌 최고 승률 기록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훈련 강도뿐 아니라 효율도 높은 팀이다. 왼쪽부터 전주원 코치, 박혜진, 위성우 감독, 존쿠엘 존스, 박성배 코치. [사진 김현동 기자]

여자농구 단일 시즌 최고 승률 기록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훈련 강도뿐 아니라 효율도 높은 팀이다. 왼쪽부터 전주원 코치, 박혜진, 위성우 감독, 존쿠엘 존스, 박성배 코치. [사진 김현동 기자]

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의 서울 장위동 훈련장은 분위기 살벌하기로 유명하다. 실수가 나오면 어김없이 위성우(46)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5시즌 연속으로 통합우승(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는 강팀이지만 훈련장만 보면 만년 꼴찌팀인가 싶다. 24일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위 감독은 수시로 “잠깐”을 외친 뒤 호통을 쳤다. 그는 “자식 같은 선수들이 못 한다고 경기장에서 욕 먹는 게 싫다. 그래서 훈련 분위기를 더욱 엄하게 가져간다”고 말했다.

위성우-전주원 코치진 환상호흡
2위와 10경기 반차, 벌써 우승 예약

선수들 “실전 같은 지옥 훈련 덕
다른 팀도 따라했지만 효과 달라”

그렇게 흘린 땀이라 거짓말 하지 않는 걸까. 우리은행의 2016~17시즌은 압도적이다. 24경기에서 딱 한 번 지고 다 이겼다. 승률 95.8%. 2위 삼성생명(12승11패)과 승차가 10.5경기나 된다. 아직 1월이 끝나지 않았는데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가 1이다. 25일 삼성생명이 KDB생명한테 지면 우리은행은 우승을 확정한다. 만약 그날 안 돼도 27일 삼성생명을 꺾으면 우리은행은 자력으로 우승 확정이다. 지난 시즌 자신들이 세운 역대 최소경기 우승(28경기·24승4패) 기록을 다시 쓸 가능성이 크다.
팬들의 관심은 승률에도 쏠린다. 프로스포츠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90%대 중반의 승률. 우리은행이 이 경이적인 승률을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여자농구 기존 최고승률은 2008~09시즌 신한은행의 92.5%(37승3패)다. 우리은행은 남은 11경기에서 전승 또는 10승1패로 마무리하면 신기록을 세운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고공행진을 어떻게 설명할까. 가드 박혜진(27)은 “2012~13시즌 위 감독님과 처음 통합우승을 했을 때 누군가 비결을 묻길래 ‘지옥 같은 훈련’이라고 했더니 다른 팀들도 모두 훈련량을 늘렸다”며 “관건은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다. 감독님이 훈련에서 100% 쏟아내는 모습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실전처럼 훈련한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은 “같은 시간 훈련을 해도 효과는 천양지차다. 우리 선수들은 지금 같은 고강도 훈련을 4~5년씩 견뎌내며 노하우를 쌓았다”며 비슷하게 흉내는 내도 똑같이 할 수는 없는 ‘원조집’을 우리은행에 빗대 설명했다.

전주원(45) 코치는 각도를 좀 돌려 ‘역할론’으로 설명했다. 전 코치는 “선수단 모두가 자신들 역할을 명확하게 아는 게 강점이다. 감독님이 선수들을 혼내는 ‘악역’을 맡는데 누군가는 마음을 다잡고 경각심을 일깨워야 하기 때문”이라며 “내 역할은 ‘이해’다. 감독님에게 혼난 선수들에게 기술이나 전술 면에서 부족한 걸 이해시킨다. 그리고 나면 ‘교감’ 담당 박성배(43) 코치가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한다. 선수들도 이런 역할 분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가드 박혜진은 “경기장에선 내가 팀 전술을 조립하는 역할을 맡고, 외국인 센터 존쿠엘 존스(23·1m97㎝)이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의 독주로 여자농구가 재미없다”는 불평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위성우 감독은 “우리은행의 책임이 있다고 느끼지만, 팀 운영 기조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 성격상 점수와 관계없이 선수들 마음이 풀어진 것처럼 보이면 참지를 못한다”며 “우리는 프로다. 흥행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면 그 책임은 쫓아오는 팀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시점의 문제일 뿐 우리은행 우승은 떼놓은 당상으로 보인다. 위성우 감독에게 “당연히 역대 최고승률에 욕심이 생길 것 같다”고 떠봤다. 그는 “우리은행에 와서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꽃을 피웠다. 매 시즌 꽃을 피우는 비결은 더 크고 탐스런 꽃을 욕심내지 않는 거다. 승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의식하지 않고 물과 비료를 주며 차근차근 수확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들을 땐 뻔하고 쉬운 얘기 같은데 곱씹어 생각하면 참 어려운 얘기다.

글=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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