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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될성부른 학생 콕 집어 대입 로드맵 짜준다

대입 수시 강자로 뜬 일반고 비결
201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25만9673명이다. 전체 모집 인원의 73.3%를 차지한다. 이 중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8만3231명(23.6%)을 뽑는다. 서울 지역 대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전체 선발인원의 30%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한다. 그중에서도 서울대는 모집인원의 78.5%를 학종으로 뽑기 때문에 고교들 사이에선 서울대 진학실적이 수시모집 성과의 바로미터가 된다. 보통 수시는 교육과정이 자유롭고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설하기 수월한 특목·자사고에 유리하다는 시선이 일반적이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일반고도 많다. 2017학년도 서울대 수시에서 최초합격자를 많이 낸 일반고는 어떤 곳이 있는지, 비결은 뭔지 알아봤다.

서울대 합격 톱3 서울고·한일고·한영고
2017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최초합격자 기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일반고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고다. 본지가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2017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자가 많은 일반고’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대는 2017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일반전형으로 2270명(정원내),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으로 164명(정원외) 등 총 2434명을 선발했다. 이중 일반고 출신 학생은 1193명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서울대에 학생을 1명 이상 합격시킨 고등학교는 전국 총 800곳이었다.

서울고 수학영재반 10명 서울대 합격
한영고, 교과·비교과 연결 심화학습
“ 학종은 교사 노력한 만큼 성과 나와”


서울고는 총 15명을 합격시켜 일반고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합격자(11명)보다 4명 늘었다. 명덕외고·광주과학고(14명), 대전외고·상산고(13명)같은 특목·자사고보다 많은 학생을 합격시켜 일반고의 저력을 보여줬다. 서울고에 이어서 한일고(11명)·한영고(10명), 단대부고·반포고·상문고(9명), 수지고(8명), 경기여고·부산장안고·송도고·예일여고(7명)도 적지 않은 합격생을 배출했다.

물론 일반고의 이런 실적은 서울과학고(65명)·경기과학고(58명)·하나고(51명)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학생 선발권이 없는 상황에서 낸 성과라 일반고의 진학 지도 수준이 높아진 결과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대입의 중심이 정시에서 수시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응한 일반고들이 올해부터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춰 학생부 관리를 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상위 11개 일반고 중 학생 선발권을 가진 한일고(자율학교)를 제외하면 6곳이 강남, 서초 등 ‘교육특구’에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교육 특구 외 지역의 합격생은 대부분 지역균형선발전형인 경우가 많다”며 “일반고 내에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종이 지역 일반고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2016학년도 서울대에 합격한 일반고 학생 1820명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경기지역 학생의 비중이 학종에서는 46.9%였지만, 정시에서는 66.1%였다. 학종보다 정시에서 서울·경기 지역 집중 현상이 더 심했다는 걸 보여준다. 서울 내로 분석 범위를 좁히면 차이는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구 등 교육특구 지역에서 정시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은 80.3%지만, 학종은 54.4%였다.

학교 체질 ‘수시형’으로 바꿔 맞춤 지도
서울대에 학생을 많이 입학시킨 일반고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관리였다. 일반고 1위를 기록한 서울고는 2학년 1학기가 끝나면 학생의 성적 상승률을 분석한 후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학생 50여명을 대상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감·학년부장·담임교사가 함께 상담을 진행한다. 학생의 적성을 파악해 전략적으로 진학로드맵을 짜는 과정이다. 상담은 2학년 겨울방학에도 한 번 더 이뤄지는데, 이때는 상담 받는 학생이 진학하고 싶은 학과에 재학 중인 학교 졸업생도 참여한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경험자를 통해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심화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수학영재반도 운영하는데, 전체 24명 중 10명이 서울대 수시에 합격했다. 학생들이 한 문제당 3~4가지 풀이법을 고민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실력을 키우며 면접에도 대비한다. 김철수 서울고 진학부장은 “내신 경쟁이 치열한 강남권에서 수시모집 준비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건 학교가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달려있다”며 “학종은 교사가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입시전형”이라고 조언했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영고도 대학의 수시모집 선발 증가에 맞춰 학교 시스템을 바꾼 곳 중 하나다. 그 결과 올해도 10명의 합격자를 냈다. 한영고는 모든 활동을 배우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3단계로 설계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고, 이를 토대로 토론이나 발표에 참가하는 식이다. 유제숙 한영고 진학부장은 “많은 학교들이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을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며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독서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심화할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지역에서도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단대부고는 5~6년 전부터 학교 체질을 ‘수시형’으로 바꾸는데 집중했다. 1·2학년 때부터 자기소개서 작성 역량을 기르면서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비할 수 있는 진학 로드맵을 짜고, 여름방학엔 ‘학생부 종합 전형 준비 과정’이라는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오장원 단대부고 진로진학상담부장은 “교사 대상 입학사정관 초청 연수 등을 통해 진학 지도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수년간 쌓인 진학 결과를 토대로 자체 배치표를 개발, 수천 건의 사례를 분석해 대학 지원 전략을 짠다”고 말했다.

예일여고(서울 은평구)는 올해 서울대 수시에서 7명을 합격시켰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숫자다. 교내에서는 입시전략 TF를 구성해 학생부 기재를 철저히 한 게 효과를 봤다. 김희경 예일여고 진학부장은 “교사들 끼리 인원을 나눠 10곳이 넘는 대학을 방문한 후 교육정보를 공유했고, 내부 연수도 5회 이상 실시했다”며 “학생 개개인의 특징을 반영한 학생부를 쓰기 위해 교사들이 힘을 모은 결과가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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