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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 도입해 정치검찰·부패 고리 끊어야" 보수·진보 토론회

보수진보 토론회 ‘공권력의 오·남용 방지 : 검찰 등 권력기관의 개혁 방안’이 24일 서울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릴리홀에서 열렸다.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는 왼쪽부터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진욱 변호사(참여연대 공동운영위원장), 하태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승철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하태경 바른정당 국회의원, 김윤상 변호사(전 대검찰청 감찰1과장) 등이 참여했다. 조문규 기자

보수진보 토론회 ‘공권력의 오·남용 방지 : 검찰 등 권력기관의 개혁 방안’이 24일 서울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릴리홀에서 열렸다.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는 왼쪽부터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진욱 변호사(참여연대 공동운영위원장), 하태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승철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하태경 바른정당 국회의원, 김윤상 변호사(전 대검찰청 감찰1과장) 등이 참여했다. 조문규 기자

국민이 검찰총장을 직접 뽑는 날이 올까.
1000만 촛불 민심이 사법개혁 논란으로 옮겨 붙은 가운데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검찰 등 권력기관의 개혁 방안’을 주제로 ‘보수·진보 토론회’가 열렸다. 검찰의 기소·수사권 독점과 정치권력에 기댄 편파 수사 등 문제의식과 사법개혁의 필요성에는 보수·진보가 따로 없었다. 이날 토론회의 초점은 사법권력의 선출 권한을 투표를 통해 국민들에게 돌려주자는 데 맞춰졌다. 검찰총장 직선제나 지방검사장 직선제, 대법관국민심사제 등 대안도 백가쟁명식으로 제시됐다. 토론회는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가 주최하고 중앙일보·한겨레·중소기업중앙회가 후원했다.

진보 측 발제자로 나선 참여연대 소속 김진욱 변호사는 지방검사장 직선제를 주장했다. 전국 18개 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주민직선제로 선출하면 정치검찰화를 차단하는 한편 중앙집권적,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를 쇄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변호사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정윤회 문건 수사를 보면 검찰이 국민을 잘 보호하고 있는지, 어느 곳을 보고 수사하는지 알 수 있다”며 “말단 조직까지 장악하는 검찰총장 1인 지배체제는 검찰의 정치화와 부패로 이어진다. 주민의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출방식은 4년 임기의 교육감 선거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으며, 해당 지청의 검사 인사권 등 검사장으로서의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견에 곧바로 공세가 쏟아졌다. 선거라는 제도 때문에 법리에 근거해야 할 사법판단이 자칫 ‘정치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탄핵 통과 이후의 촛불집회와 맞불집회는 모두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동“이라며 “사법권은 권력은 물론 여론에서도 독립될 필요가 있다. 양심과 판단에 따르지 않으면 사법당국의 권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검사장을 투표로 선출하면 국민이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셈이라 그야말로 견제 받지 않는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며 “검찰이 더욱 정치화될 수밖에 없다. 지방검사장을 선출할 정도로 지방자치가 활성화 돼 있지도 않다”고 우려했다.

백 의원은 검찰을 견제하는 한편, 권한을 분산할 수 있는 공수처 신설을 주장했다. 백 의원은 “공수처는 탈검찰 조직으로서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한편, 법무부의 문민화를 꾀할 수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국가정보원 정보 수집 기능의 검·경 이관 등 모든 권력기관 개혁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 의원은 “6만 경찰 조직에 수사권이 있다면 특정 정치세력이 사법권을 장악하기 어렵다. 경찰의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올려 중대범죄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이런 의견에 대해 대검찰청 감찰과장을 지낸 김윤상 변호사는 “정치권력을 잡고 칼날을 휘두르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저격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총장 직선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총장이 제왕적 대통령의 유무언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검사장 직선제는 대통령제 같은 검찰 조직을 마치 의원내각제로 바꾸자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뒤 “사법부에도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 의원은 “국민이 공공영역까지 고민을 강요하는 것이 행복한 국가냐”며 “직선제 대통령을 선출해도 훌륭한 사람이 뽑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선거를 잘하는 사람이 뽑힐 가능성이 크며, 자칫 포퓰리즘적 판결이 난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보수 측 발제자인 나승철 변호사는 검찰은 물론 법원도 개혁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나 변호사는 “검찰이 때리는 손이라면 법원은 멱살을 잡은 손”이라며 “지난 대선의 선거무효 소송 판결을 4년째 미루는 등 권력과 재벌의 눈치를 보는 것은 법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의 독립성을 지키고 국민 중심의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대법관국민심사제’ 도입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대법관국민심사제란 대법관의 재임 가부 여부를 선거 때마다 표결에 부치는 제도다. 청와대·국회의 대법관 임명 권한을 해치지 않고 대법관의 판결에 대해 국민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 나 변호사는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법원의 피라미드 구조 아래에서는 판사가 굳이 국민의 뜻을 살펴 판결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토론회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검찰의 무분별한 수사로 인한 국민 피해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결과적으로 무죄인 데도 1~2년간의 검찰 조사 끝에 인생이 망가진 국민들이 적지 않다”며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검사에 대한 내부 감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신광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위원도 “억울한 일을 당해도 검·경이 수사에 안 나서면 국민들은 스스로를 구제할 길이 없다”며 “국민의 권리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사법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총장 등 직선제 안에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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