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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불, 외국 창업자에 특별비자…한국도 있지만 산 넘어 산 요건

미국과 프랑스가 ‘외국인 창업가’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비자 제도를 개편한다. 한국도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가 외국인 창업가의 한국행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제1의 창업 국가 미국은 7월부터 창업하는 외국인들만 신청할 수 있는 비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미국 이민서비스국(USCIS)은 “혁신적인 사업 구상으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스타트업과 외국인 사업가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한 ‘혁신사업가 면제 비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번 비자 개편안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정책으로 창업하는 외국인들은 최장 5년간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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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지분 10%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미국 내 투자자로부터 25만 달러(약 2억9000만원) 혹은 미 정부 공공기관으로부터 10만 달러(약 1억1000만원)을 투자받아야 한다. 만약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다른 자료로 고용 창출 능력을 증명해도 된다.

“이민국은 비자 신청자의 자국에서의 사업 및 투자유치 실적 서류들을 넓게 인정할 것”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이 비자로 연간 3000명 이상이 새로 미국에 입국할 것으로 미국 정부는 예상한다. 그간 미국에서 창업하려고 하는 외국인들은 전문직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H-1B 비자 등 다른 비자로 우회적으로 입국해야만 했다.

미국 경제잡지 포춘은 “연간 5만 명을 추첨해 영주권을 부여하는 추첨이민(Diversity Visa Lottery)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외국인 스타트업인들에게 이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더 강도 높은 비자 개혁을 촉구했다.

캐나다도 전문대 이상 학력 땐 신청 가능
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 정부도 ‘프렌치 테크 비자’라는 새 비자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악셀 르메르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벤처캐피털·엔지니어·디자이너 등 스타트업 관련 인재를 프랑스로 데려오기 위해 가족까지 인원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는 비자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기존에도 ‘스타트업 전용 비자’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이 비자는 정부가 선정한 ‘혁신 스타트업’에 취직한 사람들만 신청할 수 있었다. 이번 CES에 자국 스타트업 183곳이 참여하는 등 ‘스타트업 강국’의 위용을 과시한 프랑스는 외국인 창업가와 기술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데려와 경제활성화에 보태겠다는 계획이다.

캐나다도 일찌감치 외국인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공들여 왔다.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7만5000달러(약 8700만원) 이상을 투자받은 기업인들은 ‘스타트업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미국·프랑스·캐나다 모두 테러 등으로 이민자 억제 정책을 강화하는 와중에도 창업가들은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2013년 10월 법무부가 외국인 국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창업비자(D-8-4) 제도를 만들었지만 이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극소수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창업 비자(D-8-4)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2014년 1건, 2015년 8건, 2016년 10건 등 총 19건에 불과했다. 특히 이 중 18건은 정부가 운영하는 외국인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비자를 취득한 케이스다. 창업을 위해 개인적으로 창업 비자를 신청한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것은 까다로운 비자 발급 요건 때문이다.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거나 이에 준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대한민국에서 법인등기 및 사업자 등록을 완료하는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또 지식재산권은 한국에서 취득한 지식재산권만 인정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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