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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6200억에 반도체 웨이퍼 업체 사들인다

SK가 LG가 보유한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를 인수해 반도체 소재 수직 계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LG가 보유한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사인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SK㈜와 ㈜LG는 이사회 결의 후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필요 절차를 거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반도체 칩의 핵심 소재인 웨이퍼는 실리콘 재질의 얇은 판으로 이 위에 미세소자 회로가 만들어진다. LG가 1983년 설립한 LG실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웨이퍼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이다. 300㎜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본과 독일의 소수 기업 만이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장벽이 높은 분야다.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1조600억원이다. 최근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의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웨이퍼 산업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LG 측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이번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던 LG는 외환위기 당시 LG반도체를 현대로 넘기면서 사업을 접었다. LG실트론은 그룹에 남았지만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한동안 고전하다 지난해 소폭의 흑자를 냈다. 같은해 일본계 투자사 오릭스가 LG 실트론 지분 일부 (29.4%)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반면 SK는 그룹의 미래 신성장 분야로 선정한 반도체 소재 사업에서 연이은 사업확장을 하면서 공격적인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반도체 핵심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SK㈜는 2015년11월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구 OCI 머티리얼즈)의 지분 49.1%(4816억원)를 인수해 지난해 2월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를 세정할 때 쓰는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 세계 1위 업체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매출은 약 4600억 원 규모로 잠정 집계돼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30% 이상 증가했다. SK는 지난해 2월엔 산업용가스 제조사인 SK에어가스(지분 80%)를 인수하고, 합작법인인 SK트리켐(지분 65%)과 SK쇼와덴코(지분 51%)를 설립했다. SK트리켐은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용 프리커서(Precursor·화합물 증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도체용 웨이퍼 위에 있는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 내는데 쓰이는 식각가스를 만드는 SK쇼와덴코는 올 3분기 공장을 가동해 양산을 시작한다.

SK㈜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한편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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