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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주자 국가안보전략 이렇게 준비하자

차기 정부 눈앞에, ‘국가안보전략’ 준비시간 촉박
대선주자들 선거에서 국가안보전략 제시 필요
일단 잠정적 수준, 집권 1년 후 명확하게 제시
'희망사항' 아닌 '초당적 차원'의 안보전략 내놔야

 
박근혜 정부의 임기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빨라질 경우 2017년 중반이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다음 정부를 위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모색할 시간은 상당히 촉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다음 정부가 국가의 미래 ‘생존’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그것은 대통령과 그의 보좌진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 그들이 가지는 믿음의 본질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인 태세, 기조, 혹은 성향을 의미하는 국가안보전략은 국익, 즉 국가이익(國家利益)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과 관계된 ‘생각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반면에 정책은 그 본질상 가변적이며 태도나 견해의 수준에서 작용하는 선택 혹은 선호로서 국민여론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게 잡아줄 수 있는 확고한 기반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국가안보전략이다.
 
서울 시내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청와대는 국가안보전략 지침 등 상위지침을 만들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사진 중앙포토]

서울 시내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청와대는 국가안보전략 지침 등 상위지침을 만들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사진 중앙포토]

국가안보전략이 상위지침으로 각종 정책(경제, 외교, 국방, 과학기술 등)의 수립, 집행과정에 작용하게 되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일례로 박근혜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양쪽을 오가는, 소위 오락가락 시계추 외교정책을 펼치다가 양쪽 모두에게 불신을 받게 된 것을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차기 대선후보들과 그들의 안보참모들은 지금부터 머리를 맞대고 비록 개략적인 수준에 불과할지라도 국가안보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어떤 국가안보전략을 실행에 옮길 것인지를 국민들에게 선거기간 중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개략적인 수준이라는 것은 ‘국익’을 구성하는 각각의 이익들에 대한 교통정리, 즉 우선순위(優先順位)와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전략’ 정도만 잠정적 수준에서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구체적인 수준의 국가안보전략은 집권 후 1년 정도 지나서 공식적으로 제시하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선거기간 동안 대선주자들을 비롯한 그들의 안보참모들이 생각하는 국익에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전략을 통해 실현시켜 나갈 것인지를 설득력 있게 국민들에게 제시한 사례를 본적이 없다. 국익은 국가 그 자체의 존재이유를 구체화한 것이다. 국익은 국가의 이름으로 수립, 집행되는 모든 행위(즉 국가정책)에 대한 기준 및 근거로 작용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책처방을 위한 기초와 출발점으로 작용하며, 어떤 정책이 왜 중요한가에 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도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현재 각 대선주자들과 그들의 안보참모들은 국익 전반을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요소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요소들을 어떤 전략을 통해 실현시켜 나갈 것인지를 국민들에게 제시해야만 한다.
 
첫째, 한국이 수호해야할 국가이익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사활적 이익,’ ‘대단히 중요한 이익’(핵심적 이익), ‘중요한 이익,’ ‘부수적 이익’으로 세분화해서 각각의 내용들을 분명하게 내놓아야 한다. 특히 국가 스스로의 생존 여부와 직결되는 ‘자기보존’(自己保存)에 관한 이익이라 할 수 있는 사활적 이익 (예: 국가의 대내외적인 주권을 수호하는 것,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요소 - 식량, 에너지 등 - 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 등), 그리고 사활적 이익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지만 가까운 장래에 사활적 이익을 위태롭게 할 만큼 악화될 수 있는 이익이라 할 수 있는 핵심적 이익(예: 주변국가 및 강대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 해당지역에서 특정 국가가 압도적으로 강해지는 일을 방지하는 것 등) 이 두 가지 이익에 관한 내용은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사활적 이익과 핵심적 이익을 어떤 방식으로 지키고 관철시킬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즉 ‘힘에 의한 전략’(예: 국방·군사전략, 군사력 건설, 동맹관계 등)은 어떻게 실행할 것이고, ‘협력에 의한 전략’(예: 안보 및 경제협력관계 등)은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사드 배치 논의가 국익의 본질 보다 정쟁의 대상으로 변질되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진 중앙포토]

사드 배치 논의가 국익의 본질 보다 정쟁의 대상으로 변질되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진 중앙포토]

이처럼 사활적·핵심적 이익과 전략에 관한 내용들이 명확하게 제시될 경우, 국민들은 이들이 집권하는 동안 앞으로 어디에 중점을 두고 어떤 구체적인 세부 정책들을 펼쳐나갈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용이할 것이다. 물론 국가이익을 사활적, 핵심적, 중요한, 부수적인 이익으로 범주화하고, 국가이익에 포함되는 구체적인 이익들을 식별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후보들과 안보참모들은 국가이익을 선거기간 중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과업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이익의 구성요소인 사활적, 핵심적 이익 앞에서 보수와 진보, 혹은 여당과 야당의 차이는 사실 크지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 역사에서 국가안보전략이 국익이라는 본질보다는 정치 지도자와 집권세력들의 이념적인 선호도 또는 선입견, 국내 정치 차원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쟁(政爭)의 대상으로 변질되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이런 모습들은 지금 대북(對北)정책의 방향성,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한일정보교류협정 등을 둘러싼 국내 각 정파(政派)들의 논쟁과 대립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 이번 대선 후보들과 그들의 안보참모들은 단순한 미사여구(美辭麗句), 희망사항의 집합을 넘어서야 한다. 당면한 국가안보적 도전과 위협에 맞서 한국의 역량을 발전시킬 방안을 내놔야 한다. 외교, 국방, 경제, 과학기술 등 각종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최고의 지침으로 사용될 수 있는 초당적인 차원의 국가안보전략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김종하 한남대 정치언론국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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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