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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보료 개편, 방향 옳지만 더 과감하게 수술해야

정부가 어제 내놓은 국민건강보험료 개편안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보험료 대기가 버거운 저소득층은 줄이고, ‘무임승차 피부양자’나 고액·고소득층의 부담은 늘리겠다는 것이다. 보험료 산정 때 단계적으로 소득 반영 비율을 높여 논란이 컸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개편안은 3년 주기로 시행될 예정이다. 1단계 2018년, 2단계 2021년, 3단계 2024년이다.

‘송파 모녀’‘무임승차’ 대책 바람직
지역가입자 소득 투명하게 추적하고
퇴직·실직자 재산 건보료 더 줄여야

 정부안 중 가장 상징적인 게 ‘송파 세 모녀’ 대책이다. 세 모녀는 월 50만원짜리 지하 단칸방에 살면서도 매달 4만8000원의 보험료를 내다가 생활고를 못 견뎌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 소득과 상관없이 성별·연령 등에 따라 획일적으로 부과하는 평가소득제 탓이 컸다. 정부는 이를 폐지키로 했다. 그리하면 세 모녀 같은 가정의 월 보험료는 1만3100원으로 줄어든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80%인 606만 가구가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혜택을 보게 된다.

 건보료 무임승차자 59만 명에게는 고지서가 발부된다. 예컨대 7억원대 아파트에 살며 3500만원의 연금을 받고도 자녀의 건강보험증에 피부양자로 얹혀 보험료가 ‘0’원이던 퇴직자는 월 21만원을 내야 한다.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합산 소득이 1단계 3400만원, 2단계 2700만원, 3단계 2000만원을 넘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데 따른 것이다. 월급 외에 별도의 가욋돈(사업·금융소득 등)을 버는 부자 샐러리맨에게도 보험료가 더 부과된다.

 이처럼 건보료에 소득 반영 비율을 높이는 건 바람직하다. 퇴직·실직 후 소득이 없는데도 2~3배 많아진 ‘보험료 폭탄’을 맞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관련 민원만 연간 6725만 건이 넘는다. 그런 면에서 직장가입자 ‘소득’, 지역가입자 ‘소득·재산·자동차(성·연령 포함)’의 낡은 틀은 반드시 깨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야 3당과 견해차 극복이 급선무다. 정부가 2015년 1월 ‘연말정산 폭탄 파동’을 구실로 개선안 마련을 중단한 사이 야 3당은 지난해 ‘원샷 개편안’을 내놨다. 직장·지역 가입자 구분을 없애고 소득에만 건보료를 부과하는 ‘소득일원화’가 골자다. 야당 측은 지역가입자의 재산·자동차 건보료 폐지도 주장한다. ‘직장·지역’ 틀을 유지하면서 재산·자동차 건보료를 단계적으로 낮추려는 정부안과 상반된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도 궁극적으론 소득 중심 일원화에 찬성하는 쪽이어서 단계적 시행이나 절충이 필요해 보인다. 자동차 건보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재산 건보료는 한국과 일본만 채택한 제도다.

 더 나아가 건보 체계가 ‘파괴적 혁신’을 이루려면 급여 대상자의 투명한 소득 파악이 중요하다. 유리지갑인 직장인과 달리 지역가입자는 50%가 과세자료가 없고, 과세자료가 있는 50%도 연 소득이 500만원 이하로 신고돼 있다고 한다. 전문직과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철저한 소득 자료 확보가 요구된다. 또한 정치권은 탄핵 정국을 빌미로 국회 입법을 미루거나 차기 정부로 넘겨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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